"5년 후, 10년 후 회사의 모습을 임직원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이키가 운동선수에 대한 존경의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며 강력한 브랜드 가치를 갖췄듯, 우리 역시 각 회사에 맞는 명확한 비전과 차별적 가치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3일 열린 롯데그룹의 올해 첫 VCM(사장단회의)에서 “10년 후 미래를 임직원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글로벌 스포츠의류 기업 나이키를 예로 들며 계열사별로 명확한 비전과 가치를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2021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별 대표이사, 롯데지주 및 4개 부문 BU(Business Unit) 임원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오후 2시부터 4시간가량 진행됐다.
회의는 ‘Rethink-Restart : 재도약을 위한 준비’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롯데그룹은 “지난 성과를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장ㆍ단기적으로 균형 잡힌 전략을 도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올해 경제전망 및 경영환경 분석 △그룹의 대응 전략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방안 △CEO역할 재정립 등이 논의됐고, 마지막으로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들에게 약 30분간 메시지를 전했다.
신 회장의 발언은 지난해에 대한 반성과 향후 대한 언급으로 시작됐다. 신 회장은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경영지표가 부진했고, 이는 우리의 잠재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위기때 혁신하는 기업이 위기 후에도 성장 폭이 큰 것처럼 올 2분기 이후로 팬데믹이 안정화에 들어갔을 때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분발을 당부했다.
이어 신 회장은 사장단에 “각 사의 본질적인 경쟁력, 핵심가치는 무엇인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5년 후, 10년 후 회사의 모습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체험에만 집착하는 기업에는 미래도, 존재의의도 없다.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경영환경 변화에 발맞춰 조직문화 변화의 필요성도 주문했다. 신 회장은 “기업 문화 쇄신을 위해 2년간 어느 때보다 많은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지만, 아직도 일부 회사에선 권위적인 문화가 존재한다”며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CEO부터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라며 “투자가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전략에 맞는 실행이 필수”라고 강조하면서 “CEO들이 고객·임직원·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세울 때 강력한 실행력이 발휘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SG 경영’에 대한 강조도 이어졌다.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철학이 담긴 ESG 경영은 최근 재계에 선택 아닌 필수가 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 회장은 “ESG 요소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사회적 가치는 기업 생존 및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 회장은 임직원에 대한 격려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신 회장은 “IMF외환위기, 리먼 사태 때도 과감한 결단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우리에겐 ‘위기 극복 DNA’가 있다”며 “저부터 롯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