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꿈의 지수’라 불리는 3000포인트대에 올라섰다. 지난 해 대거 유입된 개인 투자자들의 힘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를 ‘도박’으로 여기는 투자문화 개선이 이뤄줘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해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뛰어들면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에 밀리지 않는 힘을 갖게 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기준 주식거래활동계좌수는 3552만 개로 집계됐다. 정확한 주식투자 인구는 오는 3월 한국예탁결제원이 모든 상장법인의 주주명부를 확인해야 알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활동계좌 수의 5분의 1정도인 70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유입과 함께 막대한 유동성으로 외국인과 기관에 뒤지지 않는 힘은 키웠지만 투자문화는 수년 전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일례로 테마와 이슈만 따라다니는 투자행태를 들 수 있다.
지난 해 초 SK바이오팜이 상장 전 개발한 뇌전증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에 당시 계열사이던 SK바이오랜드(현 사명 현대바이오랜드)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별다른 연관성도 없는 회사였지만 사명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뛴 것이다.
테마주는 더 하다. 특정 정치인과 출신지역이 비슷하거나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출렁이고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는 이슈만으로 방산주들의 주가가 들썩인다. 거론되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오를 수 없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모를리 없다. 하지만 하찮은 이유라도 주가가 뛸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가 적지 않은 것이 우리 증시 문화의 단면이다.
투자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주식은 도박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투자하는 회사의 가치나 미래성을 모르고 투자할수록 위험성도 높다. 초보 투자자들을 노리는 불법 업체들도 넘쳐난다. 불법 사설 리딩 업체에 얽혀 투자자가 거액을 날리는 경우도 흔하다.
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당수의 투자자는 하락 종목에 묶여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증시의 속성이다. 해법은 결국 가치투자가 막무가내 투자보다 투자자 자신에게 더 많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투자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금이 상장사에 들어가 새로운 사업에 들어가도록 장기투자자에 대한 면세 혜택 등의 제도 마련을 통해 가치투자로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증시환경을 만들어주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도박에 가까운 지금의 투자문화를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