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펜스 부통령이 이달 20일 열리는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상관인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트윗을 통해 “취임식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것과는 정 반대 행보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가 벌어진 이후 현 정권과 공화당 내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 간의 균열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CNN방송은 이러한 결정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또 다른 주요한 결별’이라고 표현했다.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열린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펜스 부통령에게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뒤집을 것을 압박했지만, 펜스 부통령은 이러한 요구에 따르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과는 달리 봉투를 열어 이미 인정된 선거 결과를 읽고, 상원의장으로서 의례적인 역할에 충실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행보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도, 적극 동참하지도 않는 애매한 태도를 보여 왔던 펜스 부통령의 입장이 한층 분명해지는 순간이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 새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관례를 깨고, 취임식 전날 플로리다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취임식에 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이에 따라 그의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취임식 전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떠나게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타고 이동하길 바라기 때문에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전에 출발하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은 펜스 부통령의 취임식 참석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