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 신년 인사회에서 "올해는 ‘통합의 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상생'과 '상호존중'도 언급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론이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인만큼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단어 선택은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현직 대통령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7일 오전 청와대에서 각계 각층과 화상으로 연결한 신년인사회를 갖고 “새해엔 우리 국민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기원한다”며 “신축년 새해, 신년인사회를 두 번 다시 없을지도 모를 특별한 방법으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새해는 ‘통합의 해’다. 코로나를 통해 우리는 서로 연결돼 있음을 절감했다”며 “가장 어려운 이웃부터 먼저 돕자는 국민들의 마음이 모여 다음 주부터 3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다.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으로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이 크게 강화되고, 코로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의 통합이다”며 “우리가 코로나에 맞서 기울인 노력을 서로 존중하고, 우리가 이룬 성과를 함께 인정하고 자부하며 더 큰 발전의 계기로 삼을 때 우리 사회는 더욱 통합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면이나 전직 대통령 등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새해 희망을 말하면서 이낙연 대표가 사면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통합'을 강조했다 점에서 문 대통령이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된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화상으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상생의 가치도 언급했다. 국민들이 불편을 견디면서 상생의 힘을 발휘해 모두가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고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은 우리 모두에게 힘든 한 해였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준 해이기도 하다”며 “코로나 대응의 최일선에 섰던 방역진과 의료진, 거리두기에도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준 필수노동자들의 희생이 눈물겹게 고맙다”고 했다.
역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과는 직접 연결되지는 않지만 상생은 국민의 힘 등 야당측이 협치를 주장하며 종종 언급했던 가치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에둘러 속내를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