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생산량 870만 대로 GM 넘어서게 돼
구미 자동차 대기업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PSA그룹의 합병이 이달 마무리돼 세계 4위 자동차 업체가 탄생한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CA와 PSA 주주들은 이날 각각 화상으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99%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로 양사 합병을 승인했다.
양사는 지난해 7월 합병으로 새롭게 탄생할 회사의 사명을 ‘스텔란티스(Stellantis)’로 정했다. 새 사명은 라틴어 ‘스텔로(stello)’에 뿌리를 둔 것으로 ‘별과 함께 빛난다’라는 의미다. 지프와 마세라티, 푸조, 시트로엥 등 양사의 전통적인 브랜드는 유지된다.
합병에 필요한 주요 절차는 모두 끝났으며 새 회사의 증시 상장을 끝으로 합병이 모두 마무리된다. 양사는 공동 성명에서 “이달 16일 합병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새 회사 주식은 18일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에서 거래가 시작되며 미국 뉴욕은 19일”이라고 밝혔다.
PSA 주주들은 1주당 1.742주의 FCA 주식을 받게 됐다. FCA 주주들은 보통주 1주당 1.84유로(약 2450원)의 특별 현금 배당금을 받는다.
양사는 지난 2019년 12월 합병에 합의하고 나서 1년여 만에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EC)가 일부 국가에서 소형차, 경량 상용차 시장점유율이 너무 높아져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지난해 6월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
PSA가 제휴 관계에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유럽시장을 위한 소형차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공급 확대를 제안하는 등 양사가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EC가 지난해 12월 합병을 승인, 가장 큰 걸림돌을 해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FCA와 PSA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스텔란티스는 연간 생산량이 870만 대로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를 넘어서게 되며 독일 폭스바겐과 도요타, 르노·닛산 동맹에 이어 세계 4위 업체로 우뚝 서게 된다.
존 엘칸 현 FCA 회장이 스텔란티스의 회장을, 합병을 주도했던 카를로스 타바레스 PSA 최고경영자(CEO)가 CEO를 각각 맡게 된다. 타바레스 CEO는 “새 회사의 규모는 코로나19 사태로 계속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기술적으로 진보된 자동차로 전환하는 업계 전체의 흐름에 보조를 맞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따로 일 때보다 함께 할 때 더 강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합병은 두 자동차 업체가 점점 더 엄격해지는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량 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신기술에 투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양사는 연간 61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새 회사는 15개에 달하는 방대한 브랜드를 관리하고 주력 시장인 유럽에서 실적을 개선하고 지지부진한 중국시장 개척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