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인도의약품관리국(DCGI)은 이날 자국 제약사 바라트바이오테크의 백신 코박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DCGI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백신도 이날 승인했다며 바라트바이오테크와 아스트라제네카가 모두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할 데이터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결정적인 전환점”이라며 백신 승인을 환영했다. 인도 정부는 올해 안에 3억 명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일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 훈련을 시행해 9만 명의 의료진에게 우선 보급하는 지침을 설정했다.
하지만 야당과 의료계에선 승인 과정의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코박신이 아직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데도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공중보건 시민단체인 올인디아드러그액션네트워크(AIDAN)는 “아직 임상 중인 백신을 승인한 결정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인도 야당 수석 지도자인 샤시 사루어는 “아직 코박신은 3상 임상을 거치지 않았다”며 “승인은 시기상조이며 위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베누고팔 소마니 DCGI 박사는 “사소한 것이라도 안전 문제가 있다면 어떤 백신도 승인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백신은 100% 안전하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어 “미열이나 통증, 알레르기 등은 일반적인 백신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라고 해명했다.
코박신의 예방 효과는 2회 접종 시 6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이나 모더나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인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앞서 자국산 백신을 승인한 중국과 러시아도 인도와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백신 ‘스푸트니크V’를 승인했다. 하지만 3상이 끝나기도 전에 승인한 데다 데이터 발표를 하지 않아 자국민조차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여론이 높았다.
러시아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난달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2일 미하일 무라슈코 러시아 보건장관은 일반인 접종자가 80만 명을 넘었다며 “활발하게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150만 회분의 백신이 러시아 전역으로 배송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자국 제약업체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출시를 조건부로 정식 승인하며 백신 경쟁을 본격화했다. 시노팜 측은 자사 백신의 효능이 80%에 달하고 항체 양성률은 99.5%라고 발표했다. 이어 안전성, 효능, 사용 가능성 등을 확인했고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국가약품관리국의 기준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시험 경과와 부작용 사례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신뢰도를 의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