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헤닉 펑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애널리스트는 “중국 최대의 해상 석유업체 CNOOC(중국해양석유)가 중국 인민군 소유라는 이유로 미 국방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있기 때문에 상장폐지의 가장 큰 위험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이어 “페트로차이나(중국천연가스공사)와 시노펙(중국석화) 역시 중국 인민군의 중요한 에너지 산업인 만큼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3대 이통사에 이어 3대 석유 기업도 내쫓길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성명을 내고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을 1월 7일에서 11일 사이 상장 폐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기업들에 대한 미국인 투자를 금지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을 단속하기 위해 국가 안보를 악용, 국가권력에 동원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리뿐 아니라 다른 국가 투자자들의 이익까지 해치고 있어 시장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만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뉴욕증시 내 이통사들의 유통 주식이 소량인 점을 감안할 때 퇴출에 따른 타격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에도 신장 위구르 자치구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했다는 혐의로 세계 최대 드론 업체인 DJI와 반도체 업체 SMIC 등 중국 주요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한 바 있다. 당시에도 정부는 이들 기업이 중국 인민군과 손잡고 기술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이통사의 상장폐지가 발표된 지난달 31일 석유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하는 등 시장에서도 이미 상폐에 대한 우려의 반응을 보였다.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 주가는 각각 0.52%, 1.37% 하락했고, 0.71% 상승 마감했던 CNOOC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0.83% 하락 전환했다.
홍콩 UOB케이하이안의 스티븐 렁 전무는 “앞으로 더 많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상장 폐지될 수 있고, 석유 메이저 기업들이 다음 차례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