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 12.6% 증가…하반기 회복 흐름 이어
성윤모 산업장관 “최근 2년 중 최고 실적…수출 위기 극복 중”
한국 수출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달 수출은 역대 12월 수출액 가운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회복의 불씨는 살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0년 수출액이 5128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2018년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새 역사를 쓴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수입은 7.2% 줄어든 4672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456억2000만 달러로 12년 연속 흑자를 냈다. 총수출액은 4년 연속 5000억 달러를 넘었으나 수입이 줄면서 우리나라의 무역액은 4년 연속 1조 달러 달성에는 실패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적인 수출 부진 속 한국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세계무역기구(WTO)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누계로 우리나라는 수출 증감률 면에서 10대 수출 가운데 중국, 홍콩, 네덜란드에 이어 4번째로 양호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 수출은 감소했지만 4분기 수출과 하반기 수출이 각각 2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3분기 이후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역대 12월 수출액 가운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 증가한 51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7.9% 늘어난 21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총수출액이 5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201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작년 12월 수출액은 역대 6번째로 높은 월별 실적이며, 역대 12월 수출액 가운데는 사상 최고치다.
주력 수출 15대 품목 가운데 11개 품목이 플러스로 전환해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품목이 증가를 나타냈다.
특히 반도체 등 정보통신(IT) 품목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반도체가 30.0% 늘어난 것을 비롯해 디스플레이 28.0%, 무선통신기기 39.8%, 가전 23.4%, 컴퓨터 14.7% 등이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보였다.
지역별로도 총 9개 지역 가운데 중국(3.3%), 미국(11.6%), 유럽연합(26.4%), 아시아(19.6%), 일본(1.4%), 중남미(20.1%), 인도(16.8%) 등 7개 지역에서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은 1.8% 증가한 444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고, 무역수지는 69억4000만 달러로 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우리 수출이 최근 2년 중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며 “위기 순간마다 빛나는 우리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민관이 함께 수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연간 우리 수출은 글로벌 교역 감소와 주요국들의 경기 부진 등으로 감소하긴 했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본 한해였다”며 “시스템반도체, OLED, 진단키트, 친환경 차 같은 고부가가치상품들이 연간으로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하는 등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성 장관은 “코로나19, 미국의 신정부 출범, 보호무역주의 등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최근 좋은 흐름이 새해에도 이어지도록 모든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