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재계 기상도] 미래형 인재, 스타트업에서 찾는다

입력 2020-12-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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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벤처·외부 스타트업 육성 공들이는 주요 대기업

▲이재용 부회장이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위치한 'C랩 갤러리'를 찾아 사내 스타트업들의 제품과 기술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위치한 'C랩 갤러리'를 찾아 사내 스타트업들의 제품과 기술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재계의 시선이 스타트업에 꽂혔다. 기존의 수직적 조직구조 아래에서 나오기 어려운 혁신사업 적임자를 찾기 위해서다. 기본적인 자금 지원부터 시작해 기술 공동개발, 펀드 조성까지 밀착 범위도 점점 넓어지는 추세다. 외부 스타트업뿐 아니라 사내에서도 자체벤처 설립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새판’을 짜고 있다.

‘C랩’ 프로젝트를 10년 가까이 진행해온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C랩 인사이드·아웃사이드를 통해 사내벤처와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12월까지 총 3년간 총 75개 사내벤처 과제를 육성했고, 142개 외부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2022년까지 C랩 인사이드 200개, C랩 아웃사이드 300개 등 총 500개 과제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7월 C랩에 참여하는 임직원들을 직접 찾아 “오직 미래만 보고 새로운 것만 생각하자”라며 힘을 싣기도 했다.

현대차그룹도 사내벤처와 외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하는 기업이다. 2000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벤처플라자(현 H스타트업)를 통해 올해까지 총 22개의 기업을 분사시켰다.

분사 이후 협업 성과도 꾸준하다. 분사 기업인 엠바이옴 차량 내 공기정화 기능 기술은 인도 전략 차종 '쌍트로'에 적용됐고, 또 다른 분사 기업인 오토앤과는 이달부터 픽업 앤 세차 서비스를 공동으로 진행한다.

▲현대차그룹 '2020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에 참가한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이 국내외 스타트업들의 유망 신기술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2020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에 참가한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이 국내외 스타트업들의 유망 신기술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지난해부턴 외부 스타트업과도 협력하기 위한 자리인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도 마련했다. 한 자리에서 국내외 스타트업들의 기술을 시연하고, 가능성이 큰 아이디어는 상품화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SK그룹은 올해 신한금융그룹, 카이스트 등과 함께 사회문제 해결에 이바지하는 소셜벤처를 지원하는 ‘임팩트 유니콘’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올해 7월 총 6개 소셜 벤처가 지원대상으로 선정됐고, 각 벤처당 20억~30억 원가량의 투자가 이뤄졌다.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계열사에서도 스타트업 지원 및 육성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롯데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에 주력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롯데스타트업펀드1호', '롯데-KDB오픈이노베이션펀드', '롯데-프론트원스타트업펀드' 등 총 6개 펀드를 통해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한다. 총 운용자산은 1273억 원에 달한다.

그간 벤처 육성에 큰 뜻을 보이지 않던 LG그룹도 올해 부쩍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2016년 이후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았던 LG전자는 올해 하반기 ‘LGE 어드벤처’ 프로그램을 도입해 분사에 도전할 2개 팀을 선발했고, LG디스플레이·LG CNS 등 다른 계열사도 속속들이 스타트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대기업 벤처링의 목적을 사업 다각화, 우수인력 확보라고 제시하면서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내부 조직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임직원의 주인의식이 약화하면서 ‘성장의 역설’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스타트업과 같은 내부 기업가 정신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업은 수직적인 의사결정으로 도전정신을 가진 구성원이나 기업가 정신이 높은 구성원에 대해 관료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요구하지만, 독립조직으로 인정받는 사내벤처는 우수한 인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략적 방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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