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은 11일 추첨을 통해 쑤저우의 시민 10만 명에게 1인당 200위안씩, 총 2000만 위안(약 33억 원)의 디지털 위안화를 지급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JD닷컴이 디지털 위안을 사용하는 첫 온라인 플랫폼으로 지정됐다.
전날 저녁 쑤저우시 위챗 계정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7일 오후 2시 기준 실험 참여자 수는 9만6614명으로, 추첨에 당첨된 사람 중 96.61%가 참여했다. 디지털 위안 총사용량은 1896만8200위안으로 전체의 94.84%였다.
오프라인에서 사용된 디지털 위안화는 1049만 위안, 온라인에서 사용된 위안화는 847만8200위안으로 각각 55.3%와 44.7%를 차지했다. 소비는 주로 쇼핑몰과 마트, 생활용품, 식료품에 집중됐다. 오프라인 소비 업체 상위 5곳은 식료품 업체 라이이펀과 석유회사 시노펙,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 RT마트(따룬파), 톈홍백화점이었다.
쑤저우시는 이번 디지털 위안화 실험이 “소비를 촉진하고 내수를 자극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상화 과정에서 수행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실험”이라며 “디지털 위안화 연구와 개발을 위해 필요한 테스트”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디지털 위안화 실험을 한 것은 선전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정부는 10월 광둥성 선전시의 시민 5만 명에게 1인당 200위안씩 총 1000만 위안의 디지털 위안을 지급하고 선전 뤄후구 3389개 상업시설에서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했다.
다만 선전과 쑤저우의 디지털 위안화 사용 요건은 달랐다. 우선 CBDC 운영 기관으로 중국의 4대 시중은행인 중국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에 더해 교통은행과 우정저축은행 두 곳이 추가됐다.
선전시 뤄후구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쑤저우시에서는 10개 구의 핵심 비즈니스 지역 내 오프라인 상점 1만368곳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JD닷컴에서 온라인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차별점이다. QR코드 방식으로만 오프라인 사용이 가능했던 것에서 발전해 터치 결제 기능도 추가됐다.
중국 정부는 CBDC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슝안신구와 쓰촨성 청두시에서 비공개 CBDC 사용 실험을 한 뒤 두 차례 공개 실험을 마쳤고,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의 법정 화폐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