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초고속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워프 스피드 작전’의 지원을 받은 노바백스의 백신이 28일(현지시간) 마침내 미국에서 임상시험 최종 단계인 3상에 돌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노바백스는 이날 미국과 멕시코에서 최대 3만 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노바백스는 이미 영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현지 중간 결과는 이르면 내년 1분기 나온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2상을 진행 중이며, 호주에서는 1~2상 시험이 끝난 상태다.
노바백스는 당초 미국에서도 10월 중순 3상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제조 공정 확대 문제로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이날 시험을 시작했다. 이에 노바백스는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J&J)에 이어 다섯 번째로 미국에서 3상 시험을 치르게 됐다.
미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이달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거쳐 접종이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따른 수요를 충족하고 전염병을 통제하려면 그 다음 백신이 속히 나와야 한다.
노바백스는 미국 임상시험 결과가 언제 나올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WSJ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임상 3상 결과가 나오기까지 거의 4개월이 걸렸다”며 “노바백스 백신도 이르면 내년 봄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아스트라제네카와 J&J 백신에 대해서 미국 보건당국은 내년 2월 최종 결과를 확인하고 잠재적으로 승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봄에 미국에서 3번째 백신 등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노바백스는 약 30년의 백신 개발 경력이 있지만, 아직 시장에 나온 제품이 없다는 게 한계다. 18개월 전에는 호흡기 질환 백신이 임상시험에 실패하면서 나스닥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인 미국은 ‘찬밥 더운밥을 가릴 신세’가 아니었다. 미국은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최소 15만 명 이상 쏟아지고 있으며 누적 확진자는 1900만 명을 돌파했다. 입원 환자는 12만 명에 육박하고 10분마다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워프 스피드 작전에 따라 7월 노바백스에 16억 달러(약 1조7500억 원)를 지원하고 그 대가로 1억 회분을 공급받기로 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프랜시스 콜린스 원장은 “우리가 이렇게 빨리 나아가고 있지만, 결승선에 도달해야 한다”며 “이 치명적인 코로나19에서 모두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는 여러 백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월만 해도 구조조정으로 직원이 166명에 불과했던 노바백스도 정부 지원에 힘입어 300명 이상 직원을 신규 채용하는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미국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매거진은 “노바백스가 다크호스가 될 코로나19 백신의 미국 시험을 마침내 시작했다”며 “노바백스 백신은 원숭이와 초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주요 경쟁자를 능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