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과 국회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9시쯤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간사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특히 손 회장은 특히 대표자 형사처분을 비롯해 법인 벌금 부과, 행정제재, 징벌적 손해배상 등 4중으로 이뤄진 처벌 규정이 과도하다는 뜻을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가 이처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정부 수정안이 크게 미흡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기업규제 3법의 사례처럼 여당과 정부가 일방적으로 법안 처리에 나설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법사위 법안소위는 전날 제출된 정부안을 토대로 중대재해법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법안소위 회의에선 위헌 논란 제기된 인과관계 추정 조항, 공무원 처벌, 처벌 대상 경영책임자 한정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부 수정안이 원안보다 시행 시기, 기업 책임, 처벌 요건·양형 등을 완화하긴 했으나 재계의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만 규제에서 쏙 빠져나가는 수정 법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을 지는 경영책임자의 범위에서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삭제됐다. 정부가 제안한 법안명에서도 '정부 책임자'가 빠져 공무원 대신 기업인만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총 측은 “예방정책은 제도적으로 정부도 공동책임이 있는데, 장관과 지자체장만 빠진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논리 모순성 법안이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경제계는 앞서 지난 22일 경총,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법 제정중단을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손경식 회장은 "중대재해법은 경영계가 생각하기에 매우 감당하기 힘든 과잉 입법"이라며 "법안의 최대피해자는 663만 개의 중소기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행 사후처벌 중심의 정책으로는 사망사고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데 한계가 있어서 우리도 이제는 산업안전정책의 기조를 사전예방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 현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라며 “99%의 중소기업이 오너가 곧 대표"라며 "재해가 발생하면 중소기업 대표는 사고를 수습하고 사후처리를 해야 또 다른 산재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