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입법 너무 과격…부작용 점검해야"
고 김용균 씨 어머니 "너무 허술해서 기막혀"
"살아서 안 나갈 거다"…백혜련 "의견 제시 기회 검토"
회기 내 처리를 예고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수위를 낮춘 정부안이 제출되자 더불어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서 심사에 들어갔다. 국민의힘도 뒤늦게 회의에 참석해 논의를 이어갔다. 정의당은 이에 반발하며 유감을 표시했다.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와 고 이한빛 씨의 아버지는 끝까지 싸우겠다며 원안을 토대로 논의해달라고 요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9일 법안심사제1소위를 열어 중대재해법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앞서 28일 정부는 중앙부처 장관과 지자체장의 책임 제외, 손해배상액 완화, 일부 사업장 유예기간 연장 등 수위를 낮춘 법안을 법사위에 제출했다.
소위원장이자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정부안에 대해 "나름 법률적으로 제기됐던 부분들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여러 각계각층의 것을 종합하고 취합해서 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애초 정부 단일안을 받지 못했다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뒤늦게 참석해 법안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 자체에서 의견을 모아달라고 했다"며 "법사위원들이 회의에 참석해 법 조문에 관해 일일이 문제점을 물어보겠다고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입법이 너무 과격하고 일시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문제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효과와 부작용을 점검하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수위를 낮춘 정부안에 대해 반발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정부 수정안은 면피용에 불과하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일째 곡기를 끊고 차디찬 국회 노숙 농성을 이어오고 있는 저와 유족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와 고 이한빛 씨 아버지 이용관 씨도 정부안에 대해 비판했다. 김 씨는 "우리나라 수많은 죽음을 막지 못한다"며 "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너무 허술해서 기가 막힌다"며 "정부라는 곳이 사람을 살려야 하는데 오히려 죽이려고 하는 것이 정말 한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씨도 "알맹이 없는 껍데기만 남은 안"이라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정의당과 유족들은 법사위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이후 백혜련 의원과 법안 관련 이야기를 진행했다. 백 의원은 "발언할 기회를 드릴 방향으로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유족들은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회에서 안 나가겠다. 살아서 안 나가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