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올해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멤버는 ‘리멤버 커뮤니티’에서 17일부터 21일까지 441개 기업의 대표이사 및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과 금융업종은 80% 이상 성과급을 지급하지만, 중소기업은 열 곳 중 여섯 곳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답해 양극화 현상도 뚜렷했다.
올해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52.4%로 지난해(62.1%) 대비 약 10%p 감소했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성과급을 지급하는 회사들 중에서도 45%는 올해 성과급 규모를 줄였다고 답했다. 지난해와 규모가 같다고 답한 회사는 약 30%였으며, 올해 지급할 성과급 규모가 더 크다고 한 기업은 25%에 불과했다.
업종에 따라 차이가 컸다. 주식∙부동산 투자 열풍의 혜택을 본 금융업종은 81.8%가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회사의 비율이 높은 업종은 전기 장비·제품(72.7%), 유통·판매(69%), 건설(61.5%) 순이었다. 응답 기업 중 성과급을 지급하는 비율이 낮은 업종은 자동차 부품∙조선∙항공(20%), 제약∙바이오(33.3%), 전자∙통신 제조(33.3%) 등이었다.
지급 액수도 업종별로 편차가 상당했다. 금융업종은 평균 월급의 236%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고 응답했다. 다음은 화학(193%), 기계∙장비(145%), 부동산(126%) 순이었다.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85%가 올해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중소기업은 43.9%만이 성과급을 지급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견기업 중에서도 성과급을 지급할 기업은 55.2%에 불과했다. 공공기관은 3분의 2가량이 성과급을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지급 규모도 기업 규모와 비례했다. 대기업은 월급의 131%를 평균적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중견기업은 82%, 중소기업은 40%였다. 공공기관은 56%로 조사됐다.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거나 작년보다 적게 지급하는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를 꼽은 담당자가 52.5%로 가장 많았다. ‘위기 대비를 위한 현금 보유량 증대’를 꼽은 담당자도 28.3%에 달했다.
다만 매출이 늘지 않았지만 전년도보다 오히려 성과급을 늘린 기업도 27.6%가량 있었다. 이들 기업은 직원 격려(18.8%), 인력 이탈 방지(8.8%) 등의 이유로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불황이라도 우수한 인재들은 잡아두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