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기업신용도 110.1%
가계·기업 합친 민간신용 210% 넘어
가계와 기업 부채를 합한 민간신용이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가 넘는 2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신용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100%를 넘겨 GDP 수준을 넘어섰다.
2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말 명목 GDP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전년동기보다 16.6%포인트 상승한 211.2%를 기록했다. 민간신용 증가율은 8.9%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분기(9.0% 증가)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명목 GDP 성장률은 0.4%로 2분기 연속 0%대 성장에 그쳤기 때문이다.
민간신용이란 자금순환표상 가계의 대출금과 정부융자, 기업의 대출금과 채권, 정부융자를 포함하는 부채의 합을 말한다.
부문별로 보면 명목 GDP대비 가계신용은 7.4%포인트 높아진 101.1%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다. 우선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7.2%로 2017년 4분기(7.6%)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확대세를 지속했다.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 투자)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도 6.8% 늘었다. 이 또한 2018년 3분기(8.2%)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역시 10.8%포인트 증가한 171.3%에 달했다.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0.3%로 2분기연속 0%대로 부진한 반면, 가계부채 증가율은 7.0%로 2018년 2분기(7.5%)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자산(11.5%)이 큰 폭으로 늘면서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0%포인트 하락한 45.4%를 기록했다.
반면, 기업 경영여건은 악화되는 분위기다. 부채비율은 작년말 78.5%에서 올 상반기말 81.1%로 상승한 반면, 이자보상배율은 작년 상반기 4.4배에서 올 상반기 3.5배로 큰 폭 하락했다.
신현열 한은 안정총괄팀장은 “가계신용은 다른나라와 비교해서도 높다. 금년들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우려감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소득여건 개선이 미약할 경우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채무상환 능력 악화가 불가피해 부실위험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기업부채는 더 위험한 상황이다. 여전히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도 큰 상황에서 매출은 줄고 이익상황도 좋지 않다. 경각심을 가져야할 부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