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회원국들에 여행금지 철회 촉구
“프랑스, 노 딜 브렉시트 맛보게 하려고 국경 갑작스럽게 폐쇄”
프랑스 정부는 22일(현지시간) 영국에서의 입국을 조건부로 허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프랑스 또는 유럽연합(EU) 시민권자,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 국제 물류 관계자와 어선과 상선 승무원, 철도 기관사, 버스 운전자 등은 출발 전 72시간 이내 검사를 받아 음성이 확인되면 입국이 허용된다. 일반적으로 결과가 나오는데 최소 하루가 소요되는 PCR 검사를 요구하지는 않으며 20분 정도에 판정이 나오는 항원 검사도 인정하지만, 테스트는 영국에서 나온 새로운 변종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트럭 운전사들은 문자 메시지로 결과를 받게 된다. 이 메시지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 도버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영국이 지난 주말 전염성이 일반 코로나19보다 70% 높은 변종 바이러스 등장 소식을 공식 발표하고 나서 EU 회원국들을 포함해 전 세계 50여 개 국가가 영국발 입국을 금지했다. 현재 변종이 처음 나온 런던을 포함한 영국 남동부 대부분은 코로나 대응 단계 중 가장 높은 4단계가 적용돼 필수 상점만 문을 열고 있다.
특히 프랑스가 20일 밤부터 48시간 동안 영국발 입국을 전면 금지해 일대 물류 혼란이 벌어졌다. 도버해협 인근 영국 남동부 켄트 지방에서는 입국 금지 이후 약 2850대 트럭이 갇혀 있게 됐다. 조건부 입국이 허용됐지만, 이런 정체는 크리스마스는 돼야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식료품과 의약품 등 생필품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소매업체 테스코는 사재기를 막고자 휴지와 달걀, 쌀과 손 세정제 등 일부 제품을 구매 한도 대상에 추가했다. 테스코는 9월부터 밀가루와 건조 파스타, 아기용 물티슈와 항균 물티슈 구매를 제한했는데 품목이 확대된 것이다.
FT는 “일부 영국 관리들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국경을 갑작스럽게 폐쇄하기로 한 요인 중 하나는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영국에 맛을 보게 하려는 욕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크롱 측은 “브렉시트와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국경은 보건상의 이유로 폐쇄됐다”고 강조했다. 한 프랑스 관리는 “이는 복수가 아니라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조건부 입국 허용은 EU 집행위원회(EC)의 방침을 받아들인 것이다. EC는 이날 “회원국들과 영국 사이에서 필요한 사람의 이동과 물류를 유지하기 위해 전면적인 입국 금지는 중단해야 한다”며 “여행 금지로 수많은 EU와 영국 시민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