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증시가 크게 반등한 가운데 일부 대형 종목만 담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다. 대형주 위주의 종목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흐름에 편승할 수 있는 투자전략을 가져갈 수 있어서다. 실제 수익률도 코스피200지수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ETF 투자자는 코스피200지수에 투자한 투자자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연 초 이후 KOEX200 ETF의 수익률은 24.7%, 3월 19일 이후 수익률은 83.5%이기 때문이다.
‘TIGER Top10’은 코스피와 코스닥 유동시가총액(대주주 지분을 뺀 시총) 상위 10개 종목을 담은 ETF다. 삼성전자(비중 25%), SK하이닉스(16.92%), LG화학(9.78%) 등을 담고 있어 이번 반등장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폭락한 이후 대형주 위주로 주가 상승이 가파르게 나오면서 일부 대형주만 집중적으로 담은 ETF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코스피 전체 시총 중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이 48%로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주의 주가가 더 많이 올랐다는 방증이다.
이에 외국인들은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담은 ETF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19일 이후 12월 18일까지 외국인은 ‘KODEX Top5PlusTR‘을 5번째로 많이 순매수(6221억 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TIGER TOP10’ 역시 1831억 원 순매수로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op5PlusTR‘ 역시 시가총액 상위 5개, 배당수익률이 높은 5개 총 10 종목에 투자하는 압축 포트폴리오를 갖춘 ETF다. 특히 TR 방식을 적용해 배당금이 투자금으로 재적립되는 ’복리투자 효과‘도 누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삼성전자(25.77%), SK하이닉스(22.03%), NAVER(12.50%) 등을 담았고 배당률이 높은 KB금융(4.97%), 신한지주(4.55%) 등 은행주들도 담았다.
국내에서 10개 종목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2018년 3월 처음 선보였다. 미국의 FANG(페이스북·애플·넷플릭스·구글)의 지수 상승을 이끌었듯이 국내 대형주들의 질주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해서다.
김승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마케팅 팀장은 “테슬라가 많이 담긴 ETF가 잘나가듯이 규모가 큰 종목을 압축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게 트렌드다”면서 “코스피 200종목 보다는 소위 잘나가는 종목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주식같은 ETF에 외국인은 물론 기관과 개인의 자금도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팀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잘되는 종목이 계속 잘나가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면서 “10개 종목에 투자해 분산효과도 있고, 1년에 2번씩 리밸런싱하기 때문에 성장성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취지가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