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은 최근 수도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에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통제 불능 수준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면서 해당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기존 대비 70%까지 더 강할 수 있다는 초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근 국가들이 줄줄이 영국발 항공편을 중단하는 등 빗장을 걸어 잠갔다. 그런데 여기에 화물차 운전자 등 운송업자까지 입국 제한 대상에 포함되면서, 영국과 유럽 간 식품 공급망에 큰 혼란이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프랑스는 21일 0시를 기해 48시간 동안 영국에서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으며, 이 조치를 계기로 영국과 유럽 대륙을 잇는 교통로가 차단됐다. 영국 도버항구는 이날 “프랑스의 국경 통제로 인해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사람이 동행하는 모든 영국발 운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프랑스는 화물을 운반하는 트럭을 포함해 영불해협 아래의 유로터널을 통해 영국에서 오는 이동도 금지하겠다고 했다. 프랑스는 영국과 유럽이 화물을 주고받는 주요한 통로이기 때문에 이번 조처로 식료품 등 유통기간이 제한된 화물에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국의 업계 단체는 가뜩이나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후속 협상이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식료품연맹(FDF)은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신선식품의 공급에 심각한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영국 정부를 향해 입국 금지 대상에서 운송업자를 제외하도록 프랑스 측에 요청할 것을 촉구했다. 화물 수송 단체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패닉(공황) 구매를 피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변종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영국의 고립을 ‘노 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가 없는 영국의 EU 이탈)’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과 유럽이 끝끝내 미래 관계 협상에서 합의하지 못한 채 브렉시트가 단행되는 ‘노 딜 브렉시트’가 벌어지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던 혼란이 며칠 먼저 일어날 수도 있게 됐다”고 전했다. 영국과 EU는 원활한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올해 1월부터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협상 기한인 연말을 열흘 남짓 앞둔 현재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세 등 무역장벽이 발생하는 사실상의 노 딜 브렉시트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