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전날 주요 은행을 대상으로 수십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 재개를 허용했으며, 이에 JP모건과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대상 기관들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미 대형 은행들은 16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자마자 자사주 매입 계획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JP모건은 300억 달러(약 33조 원) 규모의 매입 정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 역시 최대 100억 달러의 매입을 승인했고, 씨티그룹은 재정 여건과 이사회 승인 여부 등에 따라 내년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웰스파고는 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1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겠다고 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또한 지난 주주총회에서 매입 의사를 주주들에게 전했다.
올해 전 세계 대형 은행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정부로부터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이 금지됐다. 이로 인해 은행주는 다른 주식 종목보다 힘을 받지 못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은행주도 다시 상승 동력을 얻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미 연준의 발표 직후 뉴욕증시에서 6개 은행주 모두 3% 이상 상승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수잔 캐츠케 연구원은 “분명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한도 내에서의 자사주 매입은 기대했지만 예상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연준에 따르면 미국의 6대 은행들은 내년 1분기 최대 11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 앞서 연준의 테스트 결과, 이들 은행은 매입 재개의 조건이었던 최저 자본요건을 모두 충족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랜달 퀄스 연준 부의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은행들의 시스템이 강세를 보였다”며 “이번 테스트 결과는 은행들이 경제가 급격히 악화하는 미래에도 가계와 기업에 계속 대출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완화적인 움직임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영란은행은 지난주 은행들의 주주 배당금 지급 재개를 9개월 만에 허용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번 주 같은 조처를 했다.
다만 이 같은 정책이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의 3차, 4차 대유행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JP모건을 비롯한 미국 대형 은행들은 지난 몇 달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고, 매입 재개를 할 준비가 됐다고 밝혀왔다”며 “그러나 민주당과 소비자 단체들은 경제가 계속 흔들리는 이상 은행의 자본 비축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연준에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