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1년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내년 경제정책의 목표는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과 활력 복원,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 두 개로 어느 때보다 간결하게 잡았다. 문제는 내년 경제회복을 위해 또다시 방역을 희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내년 경제정책의 핵심은 내수 활성화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 대책을 방역 안정을 전제로 추진한다며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이에 따라 앞부분은 대부분이 빨간색으로 가득했다.
내년 5000억 원 규모의 농산물 구매지원·통합문화이용권·스포츠강화이용권·근로자휴가 지원 등 4대 바우처, 농수산물·외식·숙박·체육쿠폰 등 4대 쿠폰은 올해 8대 소비쿠폰의 확장판이다. 8대 쿠폰은 코로나19 재확산일 때 중단했다가 확진자가 조금 줄어들면 다시 시행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올해 미사용분은 내년까지 연장했다.
지역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 발행을 올해보다 늘리고 상반기 대한민국 동행세일, 하반기 코리아세일페스타로 소비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올해와 비슷하다.
관광 활성화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쓸모없을 대책을 나열했다. 5개 관광거점도시별 인프라 확충, 스마트 관광도시, 지방공항 입국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코리아토탈관광패키지 도입, 관광 벤처기업 육성(450억 원) 등이다. 여기에 더해 해외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한다며 포스트 코로나 대비 방한관광 활성화 전략도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올해 경제정책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자화자찬으로 가득한 평가를 했다. 'K-방역체계 구축, 과감한 정책대응 등을 통해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위기에 강한 경제를 입증했다'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올해 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규모가 세계 순위 12위에서 10위로 2계단 올랐다는 게 이유다. 정부 평가에는 급증하는 자영업 폐업,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고용 충격은 안 보였다.
역설적이게도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을 만들면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통해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일반 국민(32%)과 경제전문가(41.1%) 모두 코로나 불확실성 대응을 내년 경제정책의 가장 우선순위로 꼽았다. 경제반등은 국민 9%, 전문가는 25.9%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