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청약 깨고 삼성전자 산다”…뜨거운 2030 주식 투자

입력 2020-12-15 14:25 수정 2020-12-1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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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30의 주식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주식시장에는 새로운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다. 과거 나이 많은 자산가들의 전유물과 같았던 주식 투자가 2030 생활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심지어 청약을 깨면서도 주식투자에 나서겠다는 젊은이도 있다. 부동산에 대한 희망이 주식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15일 국내 개인투자고객 시장점유율(MS) 1위인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들어 12월 초까지 20대에서 46만6420개의 계좌가 만들어졌고, 30대는 58만7280개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에는 20대 10만7830개, 30대 14만4240개 신규 계좌가 만들어진 것과 비교해서 4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증권사로 확장해서 봐도 2030세대의 주식투자는 올해 부쩍 늘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30대가 신규로 개설한 증권사 계좌는 전년 동기보다 317만6000건 늘어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20개의 신규 계좌 개설 건수(287만3000건)가 많았다.

현실에서도 2030 투자 열풍은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최근 직장인들의 큰 관심사는 단연 ‘주식’이다.

회계법인에 다니는 김 모 씨(32세)는 “예전에는 회계사라는 직업 때문에 주식 투자에 여러 제약이 있어서 다들 ‘그냥 안 하고 말지’ 같은 분위기였는데 최근에는 회사의 가이드라인은 지키면서 주식에 투자하는 동료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점심시간에는 주식 이야기를 하는데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2030의 관심은 뜨겁다. 삼성전자는 ‘언젠가는 오를 종목’이라는 강한 믿음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상황 속에서도 매수세를 키워나가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0년 12월 15일 종가오 비교해 301.7% 가량 올랐다. 5년 전과 비교해서도 188.2% 상승했고, 올해도 31.9% 올랐다. 국내 1위 기업 투자의 불패를 믿게 되는 이유다.

최근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는 직장인 이 모 씨(32세)는 “7만원이 됐을 때 정찰병(종목의 움직임과 흐름을 관찰하기 위해 소액 매수하는 것)만 보냈는데 지금 사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앞으로 꾸준히 적금처럼 사들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7만원을 넘어선 지난 4일 이후 7거래일 동안 개인은 삼성전자를 1조305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다음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역시 삼성전자우(7904억 원)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342억 원, 4969억 원 순매도한 것을 개인이 모두 받아낸 것이다.

주택 청약을 해지한 돈으로 주식 투자금액을 늘렸다는 대학생 허 모 씨(24세)는 “은마아파트 상승률보다 삼성전자의 수익률이 더 높다는 기사를 봤다”면서 “‘청무피사’(청약은 무슨, 피주고 사)인 상황에서 주식에 적극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2030세대들은 주식 회전율도 높다. 테마에 편승해 빠르게 사고파는 경향이 있어서다. 때문에 ‘주식세끼’(하루에 3번 주식을 매매)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직장인 박 모 씨(32세)는 “꾸준히 들고 있어도 좋은 것도 있지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클 때는 빠르게 주식을 매매해서 수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최근에 신풍제약, 넵튠, 셀트리온에 투자를 해서 재미를 좀 봤다”고 밝혔다.

한편 연말인 12월에도 주식시장은 더욱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지난 7월 일 평균 거래량이 23조9000억원에서 8월 사상 처음으로 30조를 돌파(31조 원)한 후 소폭 감소했찌만 12월 들어 지난 14일까지 일평균 거래량은 34조8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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