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찮던’ 한국전력, 요금제 개편안에 기지개 펴나

입력 2020-12-13 14:45 수정 2020-12-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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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한국거래소
▲자료제공=한국거래소

요금제 개편안 논의 소식에 한국전력의 ‘신통찮던’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정부가 오는 17일 발표하는 경제정책 방향에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전이 임시이사회에서 이를 적용한 요금 개편안을 의결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전 주가는 지난 9일 이후 사흘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1일 장중에는 2만4759원까지 뛰어올라 이 기간에만 10%가량 급등했다. 올해 4월 말 이후 8개월 만의 최고치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와 가스 등을 생산하는데 쓰이는 석탄, 천연가스 중유 등 가격 변동을 소비자 요금에 그때그때 반영하는 제도다. 전력 생산원가가 판매원가에 연동되기 때문에 향후 안정적인 투자와 배당재원을 확보할 것이란 분석이다. 때문에 증권가에선 연료비 연동제 도입으로 한전이 내년부터 이익 개선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위한 재생에너지 설비 확보를 위해 제도 개편이 불가피하고 상반기 국제유가 급락 영향으로 전력 조달단가가 하락하면서 현 시점이 연료비연동제를 시행할 적기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연료비연동제 도입 시 전력생산원가가 판매원가에 연동돼 안정적인 투자 및 배당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요금제도 개편과 무관하게 한전의 내년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요금제도 개편과 무관하게 저유가, 유연탄 단가 하락, 원화강세, 원전가동률 정상화 등으로 영업이익이 내년까지 개선되는 사이클”이라며 “장기적으로 요금제도 개편이 주가 캡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내년까지 증익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배당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한전은 2017년 배당성향이 39%에 달할 정도로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불렸지만 2018년부터 영업적자로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3분기 매출액 15조7000억 원, 영업이익 2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하락, 88.2% 상승한 수치다. 원전 가동률은 작년과 유사하지만 저유가로 연료비와 전력구매비가 감소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당 가시성이 커진 상황에서 과거 최하단 밸류에이션 수준의 회복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전기요금 개편 기대감은 플러스 알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료비 연동제만으로는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매년 급증하는 환경비용 급증 때문에 장기 성장성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와 탄소배출권 구입 비용을 포함한 한전의 지난해 환경 비용은 1조7000억 원에 달했다. 올해는 1조8000억 원으로 늘어나고, 내년에는 2조4000억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환경비용은 3조 원으로 추산된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전은 환경관련 비용 증가, 신재생발전 및 송배전설비 투자, 기저발전 축소 등 다양한 방면에서 비용 증가 및 현금흐름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한전의 주가는 요금 개편안이 이러한 현금유출을 어느 정도 상쇄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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