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501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는 하루 평균 20만 명에 가까운 신규 감염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지난 3일 누적 확진자 수가 1400만 명대에 올라선 지 불과 닷새 만에 1500만 명대를 기록하게 됐다.
문제는 확산세는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 서부 워싱턴주에서 첫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후 누적 확진자 수가 500만 명에 이른 것은 그로부터 약 7개월이 흐른 8월 9일이었다. 이후 10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3개월 뒤인 11월 8일이었지만, 1500만 명을 넘어서기까지는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러한 신규 감염자 확산세는 입원환자와 사망자 수 증가로 이어졌다.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10만 명을 웃돌면서 의료체계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으며, 사망자 수도 하루 2000명을 웃돌아 정점이었던 올해 4월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이는 비단 미국의 일만은 아니다. 미국보다 한발 먼저 재확산 사태를 겪은 유럽에서는 이날 누적 확진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섰다. AFP통신은 이날 각국의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자체 집계한 결과 유럽 52개 국가에서 보고된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확인된 전 세계 신규 확진자의 40% 가까이가 유럽에서 나왔다. 다만 각국이 통행금지령 등 고강도 조처를 도입한 것 등에 힘입어 최근 감염률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미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해 더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최근 크리스마스 휴가가 더 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추수감사절 때보다 상황이 더 힘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이번 크리스마스 휴가로 인한 감염 확산이 지난달 하순의 추수감사절 여파와 맞물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파우치 소장은 “추수감사절로 인한 코로나19 급증 여파는 그때로부터 2주일 반 정도 뒤에 나타난다. 문제는 이때가 크리스마스와 하누카(유대교 축제·12월 10~18일) 시작과 곧바로 이어진다는 것”이라며 “내년 1월 중순은 우리에게 정말 암울한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수감사절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나타나는 시점이 크리스마스 연휴와 맞물리면서, 급증에 대한 제대로 된 대처가 이뤄지기도 전에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부채질할 모임과 파티가 잇따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도 파티와 만남이 잇따르는 크리스마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크리스마스에 사람들이 할 행동이 걱정된다”며 “우리는 모든 이들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년 성탄절에도 무사히 있길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