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도중 잠적했던 두산가 4세 박중원 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4개월로 감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2부(재판장 이원신 부장판사)는 4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4개월을 선고했다. 법정구속은 하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항소심에서 피해자들과 합의해 이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고(故) 박용호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인 박 씨는 2011∼2016년 4명의 피해자에게 4억여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회사 인수를 핑계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린 박 씨는 계약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혐의(사문서위조)도 받는다.
박 씨는 자신이 두산그룹 오너가 라는 것을 내세우거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2012년 11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했다. 도피행각을 벌이던 그는 2013년 3월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당구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1심 재판 과정에서 박 씨는 공판기일에 줄곧 출석하다 2018년 10월 선고기일이 결정되자 법정에 나타나지 않아 선고가 3차례 미뤄졌다. 재판부는 결국 박 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열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