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고 첫 주말인 22일 서울 명동 거리가 한산하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제조업·건설업·서비스업 등 산업별 대출금 증가세가 한 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출금이 크게 늘었던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업황실적 부진 완화와 유동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노력도 둔화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같은기간과 견줘서는 역대 최대 증가세를 이어간데다, 운전자금 비율도 7분기째 늘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여파를 벗어났다고 보긴 이르다는 판단이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말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366조원으로 전분기말대비 2.8%(37조8000억원)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던 직전분기(5.5%·69조1000억원)보단 축소된 것이다. 다만 지난해 같은기간과 견줘서는 15.4%(182조3000억원) 급증해 직전분기(14.2%)에 이어 2분기째 사상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분기보다 1.5%(5조8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역시 직전분기 4.6% 증가대비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상반기 큰 폭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업황부진 완화, 유동성 확보 수요 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 증가율도 직전분기 6.1%(47조2000억원) 이번분기 3.5%(28조9000억원)로 둔화했다. 역시 코로나19 관련 대출금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매출실적 개선 등이 영향을 줬다. 건설업 증가율 역시 직전분기 5.7%(2조5000억원)에서 3.0%(1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실제 업황상황을 엿볼수 있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 생산지수 증감률(계절조정, 전기대비)은 3분기 각각 6.1%와, 1.9%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분기 각각 -7.5%와 -1.5%에서 반등한 것이다.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은 3.1%(24조4000억원) 증가한 813조원을, 시설자금은 2.5%(13조4000억원) 늘어난 553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산업별대출금 대비 시설자금비중은 40.5%에 그쳤다. 이는 2018년 4분기 42.6%를 기록한 이래 감소세가 지속된 것이다.
한편, 이번 통계발표부터 처음 분류된 예금은행 중 법인기업 및 비법인기업 대출금을 보면, 우선 법인기업은 11.9%(11조3000억원) 증가한 643조3000억원을, 비법인기업은 12.6%(9조1000억원) 증가한 38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직전분기 증가세(23조8000억원, 21조2000억원) 보다 축소된 것이다.
법인기업이란 법인등록번호 또는 법인사업자등록번호를 가진 단체를 말하며, 비법인기업이란 법인기업이 아닌 단체로 개인사업자와 협회, 사단, 비영리단체 등을 포함한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상반기중 코로나19에 따른 대출금 증가가 누적된 효과다. 다만 2019년과 비교해서보면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운전자금 증가폭도 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소규모 업체를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4분기 상황은 추이를 봐야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