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가 머스크, 이젠 경영자로 변신하나

입력 2020-12-02 11:00 수정 2020-12-0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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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가가 박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가가 박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CEO) 최고경영자(CEO)가 달라지고 있다. 낮은 수익성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회사 주가가 한순간 박살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처음으로 기업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시사했다. 새로운 도전에 몰두하며 혁신가로 자리매김한 머스크 CEO가 기업가로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수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출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비용을 절감하지 못하면 주가가 박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테슬라의 실제 수익성은 지난 1년 동안 1%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다”면서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수익 전망에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어떤 시점에 이르러 수익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면 주가는 대형 해머 아래 놓인 수플레(달걀, 밀가루, 버터를 재료로 만든 요리)처럼 박살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지출에 더 똑똑해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용 절감 노력은 ‘페니 게임’과 같다”며 “부품 비용, 공정, 디자인 개선을 통해 품질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치솟은 테슬라 주가는 최근 S&P500지수 편입을 앞두고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머스크 CEO가 수익성 향상을 위한 비용 절감을 강조하며 단속에 나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테슬라는 최근 텍사스 오스틴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또 독일 베를린 인근에 기가팩토리 건설을 위한 삽을 떴다. 생산 확대를 위해 자금 출혈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배터리 기술 진전 등 과제도 산적하다.

이에 머스크 CEO는 처음으로 라이벌과의 M&A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이날 유튜브로 생중계된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 악셀슈프링어의 마티아스 되프너 CEO와의 대담에서 M&A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호적 M&A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누군가 테슬라와의 M&A가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하면 분명 대화를 해볼 것”이라면서 “적대적 M&A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M&A 시나리오는 다분히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테슬라는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한 기술 진전에 투입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머스크 CEO는 9월에 “3년 내 완전자율주행 차량을 2만5000달러에 공급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었다. 그러면서도 “테슬라 수익성이 월등히 좋지 않다”, “테슬라가 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게 아니다”, “시가총액이 그렇게 보이게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고백한 바 있다.

혁신가 머스크 CEO의 입에서 주가와 지배구조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기업가로 변신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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