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펭귄랜덤하우스를 소유한 독일 출판그룹 베르텔스만이 미국 저명 출판사 사이먼앤드슈스터(S&S) 인수가 유력해 보인다.
머독의 뉴스코프와 프랑스의 세계적 미디어 그룹 비방디도 S&S 인수전에 뛰어든 가운데, 베르텔스만은 최고가인 20억 달러(약 2조2000억 원) 이상을 써내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S&S 모회사인 비아콤CBS가 설정한 최저가를 훨씬 웃도는 액수다. 비아콤CBS는 할리우드 스트리밍 전쟁에 뛰어들면서 출판 부문을 비핵심 사업으로 간주, 3월에 S&S를 매물로 내놨다.
토마스 라브 베르텔스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S&S 인수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 사모펀드의 공동 인수 제안을 뿌리치고 홀로 인수전에 나섰다.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베르텔스만은 매출 기준으 미국 출판 시장의 3분의 1을 쓸어 담으며 세계 최강 출판사 입지를 굳히게 된다. 이는 뉴스코프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미국 5대 출판사 중 하나인 S&S는 연간 약 2000권의 책을 출간할 정도로 업계에서는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 ‘위대한 개츠비’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와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문학계 거물들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쓴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의 ‘격노(Rage)’와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 메리의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Too Much and Never Enough)’ 등 베스트셀러작을 연속 출간하며 화제를 모았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출판사 하퍼콜린스를 보유한 뉴스코프도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S&S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베르텔스만이 제시한 액수를 보고 백기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서점으로 출발한 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닷컴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으로 출판시장이 격변한 상황에서 전통 강자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대응에 나서면서 출판업계에도 지각변동이 가속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