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음악하는 이유 분명해졌다"

입력 2020-11-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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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콩쿠르 우승 후 첫 스튜디오 앨범 발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24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린 데카 레이블 첫 스튜디오 앨범 '모차르트(MOZART)' 발매 및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24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린 데카 레이블 첫 스튜디오 앨범 '모차르트(MOZART)' 발매 및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두 달간 피아노에 손도 대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어요.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우울감을 느껴 회피했던 거죠. 이번 앨범 덕분에 다시 살아있는 감정을 느껴요."

선우예권은 24일 서울 논현동 오드 포트에서 열린 신보 발매 및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상황 속에서 피아노 소리를 듣고 연습한다는 것 자체가 축복받은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발매된 '모차르트'는 선우예권이 지난 2017년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지 3년 만에 내놓는 첫 스튜디오 앨범이다. 지난 8월 초 독일에서 녹음을 진행했다.

선우예권은 이번 앨범에 대해 "기적적인 음반"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일정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상황 속에서 얻은 행복이자, 피아노를 치는 이유를 찾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음악은 큰 힘이 있다"며 "이번 앨범이 많은 분에게 위안을 드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왜 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좀 더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앨범에는 대중에게 친숙한 소나타 8·10·11·13·16번과 함께 두 개의 환상곡과 아다지오, 론도 작품이 수록됐다. 디지털 앨범에는 아르카디 볼로도스가 편곡한 터키 행진곡이 보너스 트랙으로 담겼다.

선우예권은 곡 배치에도 신경을 쏟았다. 그는 "시대적인 순서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순서를 정했다"며 "첫 번째 CD는 어디서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이라면, 두 번째 CD는 공허함을 달랠 수 있는 음악들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작곡가의 레퍼토리를 선보여왔던 그가 첫 앨범 주제로 '모차르트'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그는 "만 15세에 미국 유학길에 오른 뒤 처음 동료 음악가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이 모차르트 소타나였다"며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도 주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게 모차르트 협주곡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차르트는 인간의 모든 감정을 아우르는 작곡가"라며 "대부분 모차르트의 경쾌한 음악을 많이 상상하지만, 곡들을 들여다보면 비극적인 면, 드라마틱한 면 모두 있다"고 밝혔다.

선우예권은 다음 달 30일 광주를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서울·부산·제주 등에서 앨범 발매 기념 전국 투어를 나설 계획이다. 선우예권은 "모든 일이 다 힘들지만 연주자라는 삶도 쉽지만은 않다"면서도 "향후 연주자로서 일정을 지켜봐야겠지만, 더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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