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 운동 이후 낱개 당 4000원에 육박했던 아사히맥주가 2500원 선으로 판매가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재팬'에 수입업체가 판매 채널에 공급가를 낮추면서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아사히맥주를 '4캔에 1만 원' 행사에 포함했다. 아사히맥주는 일본 불매 운동 이전까지만 해도 통상 캔 기준으로 3000~4000원에 판매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4캔 1만 원 맥주 행사에 포함된 90종 중에 아사히 2종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아사히 맥주는 롯데쇼핑의 계열사인 롯데아사히주류가 수입해 유통하지만 지난해 7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롯데마트는 아사히맥주를 행사에 포함시키지 않다가 최근 프로모션에 다시 등장한 셈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은 아사히맥주가 '4캔에 1만원' 프로모션에 포함됐다고 적극적으로 알리는 롯데마트와 달리 다른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은 행사가 아니라 수입업체가 공급가격을 인하한 것뿐이라며 해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롯데아사히주류가 계열사인 롯데마트의 입장과 달리 다른 유통업체의 경우 자체 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노재팬에 역행한다는 소비자 비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아사히 맥주를 500㎖ 캔 기준 2000~2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마케팅 행사의 일환으로 일본 맥주를 싸게 파는 것이 아니다”면서 “최근 일본 맥주 가격은 노재팬 이후 수개월째 2500원으로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도 일본 맥주는 싸게 팔리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인 세븐일레븐은 지난 3월부터 아사히맥주의 가격을 인하해 캔당 2500원에 팔고 있고, CU 역시 캔당 2500원에 판매한다. GS25 일부 매장에서도 아사히 맥주가 2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프로모션이나 행사는 없지만, 일부 점포에서 판매가 조정을 통해 싸게 파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이 아사히 맥주 판매가를 일제히 조정한 것은 롯데아사히주류의 공급가 인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아사히주류는 노재팬이 장기화하하자 재고 소진을 위해 판매 채널에 공급가 인하를 제안했다가, 최근 공세를 강화하면서 시중에서 2500원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류 회사의 맥주 입고가가 낮아지면서 판매가에 반영된 것으로, 프로모션에 일본 맥주를 포함한 것은 절대 아니다”면서 “싼 가격에 들어오는데 그걸 비싸게 팔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