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다운 기간 온라인 유통공룡의 독점 우려한 까닭
정부, 이달 27일에서 내달 4일로 연기 결정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27일인 블랙프라이데이 이벤트를 내달 4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봉쇄령이 떨어진 상황에서 행사를 강행할 경우 행사 수익이 아마존과 같은 대형 온라인 유통채널로 넘어갈 것을 우려한 현지 상인들의 반발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프랑스는 코로나19의 재확산 속에 두 번째 봉쇄를 결정하고 서점과 의류, 상점을 비롯한 비필수업종에 대한 임시휴업을 지시했다. 그러나 정부가 블랙프라이데이는 기존 일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안 이달고 파리 시장과 다수의 환경 및 무역 단체들은 ‘아마존 없는 크리스마스(Noel Sans Amazon)’라는 제목의 온라인 청원을 통해 행사기간 연기를 요청했다.
이후 18일 브루노 르 마이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의회 상원에 행사 연기를 통해 소규모 소매점들을 도와줄 것을 촉구했고, 아마존이 19일 정부 뜻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최종적으로 연기가 결정됐다. 까르푸와 다띠 등 다른 유통업체들도 아마존에 앞서 관련 사안에 합의했다.
아마존은 현재 프랑스 전자상거래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면서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통사로 평가받는다. 올해 봉쇄 기간 프랑스에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미국 만의 잔치였던 아마존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이제 유럽에서까지 성행하는 추세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는 아마존뿐 아니라 다른 소매업체들의 매출도 올랐던 만큼 유통업계 전반에서 기대를 모으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영국과 스페인에서는 이미 이달 초 행사가 시작됐다.
지난해 프랑스 소매업체들이 행사 기간 전후 올린 매출만 약 60억 유로(약 7조9486억 원)에 달한다. 올해의 경우 1차 봉쇄령으로 소매상들이 큰 피해를 봤던 터라 다가오는 쇼핑시즌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상태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6월부터 9월까지 프랑스 상점들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1차 봉쇄 이전 수익을 메우는 데는 역부족이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NYT는 이번 행사의 연기가 중소 소매상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비가 침체했을 뿐 아니라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배송 인프라를 갖춘 대형 유통업체들과 경쟁할 만한 여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아마존은 올해 글로벌 매출(9월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35% 급증한 2600억 달러(약 290조 원)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영향권 아래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프랑스 관영매체 프랑스24는 “소규모 상점들은 봉쇄 기간 아마존과 같은 유통 공룡들과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다음 주 코로나19 제한 조치에 대한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