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재무구조 상황은 다르게 나타났다. 자본금 확충 여부가 희비를 나눴다.
19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전 분기보다 낮아지면서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대한항공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분기 1099%에서 3분기 693%로 줄었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도 전 분기보다 상황이 나아졌다. 3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53%로 2분기의 876%에서 개선됐다.
반면 대부분의 항공사는 이전보다 재무 상황이 악화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분기 2309%로 이전 분기 2291%보다 높아졌다.
LCC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티웨이항공도 부채비율이 증가했다. 진에어는 2분기 592%에서 3분기 1393%로 부채비율이 2배 이상 커졌다. 에어부산은 188%에서 458%로 늘었다. 티웨이항공도 560%에서 789%로 부채비율이 늘면서 사정이 악화했다.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이 하락한 것은 3분기 유상증자를 하면서 자본금을 확충하고 부채를 상환하면서 재무 구조를 개선한 덕분이다.
7월 대한항공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조 단위’ 유상증자를 시행해 1조127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대한항공은 이를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8월 유상증자를 통해 1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다. 여기에 최근 논의되고 있는 1900억 원 규모 지원안이 추가 확정되면 내년까지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에 부채비율이 상승한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은 4분기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해당 자금이 유입되면 향후 부채비율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진에어는 유상증자로 1050억 원을, 티웨이항공은 668억 원을 각각 조달했다. 에어부산은 783억 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티웨이항공은 13일 마무리된 유상증자를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버텨갈 기초체력을 확보했다”며 “시장이 다시 회복될 때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무 개선 효과에 안심하기는 이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계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고정비 등 재무부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사무총장은 “올해 4분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고 내년 상반기도 국경 폐쇄나 입국자 검역 조치 등이 유지되는 한 더 나아질 것이라는 조짐이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항공사의 영업이익 흑자는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 감소로 인한 ‘불황형 흑자’”라며 “아직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