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하락하며 1년11개월만에 최저치를 이어갔다. 다만 장중 변동폭은 2원대 수준에 그쳐 3개월만에 가장 적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선박수주, 외국인의 9거래일째 코스피 매수 등은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69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Very Large Crude-Oil Carrier) 7척을, 현대삼호중공업은 2957억원 규모의 VLCC 3척을 수주했다고 각각 공시했다.
반면, 코스피가 장중 하락반전한데다, 위안화 낙폭도 주춤했고,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추정 물량이 나오면서 하단을 지지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외환당국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개입에 나서면서 1105원을 사수할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이를 내줄 경우 1100원까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를 밑돌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장중에는 1105.7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이는 전날 저점인 1105.2원보단 높은 수준이다. 1107.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08.0원까지 오른바 있다. 장중 변동폭은 2.3원으로 8월27일(1.8원)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07.3/1107.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1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 달러화 약세가 진행되면서 원·달러 하락압력이 여전히 우세하다. 다만 개입경계감은 있다. 어제 구두개입과 실개입에 이어 오늘도 스무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식이 장중 꺾였고, 위안화가 반등하면서 원·달러 하락을 저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외국인이 주식을 사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계속 빠질 것”이라며 “당국이 1105원을 내줄지가 중요 포인트인 것 같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계속되면 이를 양보할 수도 있다. 그러면 다음 저지선은 1100원”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엔 크게 움직이지 않은 것 같다. 오전장 하락은 선박수주 소식 때문으로 보인다. 이후엔 더 못빠지고 약간 반등하면서 끝났다”며 “원화강세가 계속될 것 같다. 정부가 얼마나 개입에 나설지가 문제이나 당장 내일 1100원이 깨질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6엔(0.06%) 하락한 104.50엔을, 유로·달러는 보합인 1.1855달러를 기록 중이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69위안(0.10%) 내린 6.5634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6.5579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88포인트(0.15%) 하락한 2539.15를 기록했다. 장초반엔 2555포인트를 넘기도 했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539억2600만원어치를 매수해 9거래일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는 2019년 7월15일부터 26일까지 기록한 10거래일연속 순매수 이후 1년4개월만에 최장 순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