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해외 직구 거래액 4조 원 무난할듯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해외 직접 구매액은 2조851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6369억 원에 비해 8.2% 신장했다. 분기별로는 올 1분기 9793억 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8.2% 뛰었고, 2분기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해외 수송 등의 문제로 2.8% 느는 데 그쳤다. 하지만 3분기에는 여름 휴가 대신 직구가 급증하서 13.8% 치솟은 9581억 원을 기록했다.
더욱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 영국 박싱데이 등이 몰려 해외 직구 성수기로 분류되는 4분기에는 상승률이 더 치솟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4분기에는 거래액 9987억 원을 기록해 올해는 분기 사상 처음으로 1조 원대 돌파가 유력하다. 이 경우 연간 합산 누계는 자연스럽게 4조 원대에 이른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4분기는 크리스마스 성수기에 광군제, 블랙프라이데이 수요까지 있다”면서 “해외여행 대신 소비하려는 보상 심리가 작용하면서 직구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 해외직구 대세 시장은 유럽 ‘명품’…몰테일 유럽 사업 ‘속도’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유럽 시장 거래액의 신장세다. 해외여행 대신 고가 제품의 온라인 쇼핑이 자리잡고, 해외 패션 플랫폼은 물론 국내 업체를 통한 병행 수입도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분기와 2분기 유럽 직구액은 전년대비 각각 29%, 4%로 전체 직구액보다 2~3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역시 유럽 직구액은 25.2% 늘어 전체 직구 증감률의 2배를 보였다.
이에 따라 해외 배송대행지 사업을 담당하는 몰테일은 2월 영국 물류센터 오픈과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 물류센터의 확장 이전에 이어 이달에는 총면적 4959m²(1500평 규모)인 스페인 물류센터를 오픈하고, 이태리 MD 지점도 함께 오픈했다. 명품 브랜드가 많은 유럽 직구 시장 공략을 위해서다.
블프 수요에 맞춰 이커머스들의 마케팅도 속도를 내고 있다. SSG닷컴은 ‘쓱 블랙 쇼핑 페스타’의 첫 번째 행사에서 해외직구 상품을 최대 85% 할인 판매한다. 여기에는 뷰티 전문관 ‘먼데이 문’과 프리미엄 아울렛’, ‘S.I.VILLAGE(에스아이빌리지)’ 등도 참여한다. 명품 전문 이커머스 머스트잇과 트렌비도 최대 87~90% 할인하는 ‘블랙위크’와 ‘블프 클리어런스’ 프로모션을 연다.
◇ 아마존, 11번가 손잡고 국내 진출…내년엔 5조 원까지?
내년에는 잘 나가던 직구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뛰어들 가세하며 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11번가의 모회사인 SK텔레콤과 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고, 11번가는 국내 셀러들의 해외 진출의 발판 마련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11번가를 통해 아마존 제품을 직접 구입하는 형태의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마존에 입점한 상품을 대량으로 매입해 국내 물류센터에 보관한 뒤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하면 다음날 바로 배송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 방식이다. 이 경우 해외직구의 배송 기간을 단축하고 배송료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해외 직구시장 역시 몸집을 크게 불릴 것으로 관측된다. 아마존이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국, 일본 등 국내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대부분의 해외 직구 국가에 직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44%, 영국은 30%에 달한다. 이 경우 올해 4조 원에 이어 내년에도 해외 직구 시장의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국내에서 쇼핑하듯이 아마존 쇼핑이 가능해지면 해외 직구 시장도 엄청나게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쇼핑 행태가 글로벌화되면서 연간 직구 거래액 5조 원대도 머지 않았다”고 봤다.
해외 직구 경쟁력을 갖추며 네이버쇼핑(12%)과 쿠팡(10%), 이베이코리아(10%)에 이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6%로 4위 권에 머무르는 11번가의 영향력도 한 단계 도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