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공화당, 연준 이사 인준 놓고 마찰 빚을까

입력 2020-11-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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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 전 ‘트럼프 지명’ 후보자 인준 강행할 수도
인준 완료 시 차기 정부 금융규제 정책 추진에 차질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10일(현지시간) 공화당 비공개회의에서 상원 원내대표로 만장일치로 재선출된 후 워싱턴 연방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10일(현지시간) 공화당 비공개회의에서 상원 원내대표로 만장일치로 재선출된 후 워싱턴 연방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인준 문제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상원 공화당 간 마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상원의 과반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전에 연준 이사 후보 2명의 인준을 확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공화당이 연준 이사직에 대한 인사를 밀어붙일 경우 바이든 정부가 선호하는 금융규제 정책 추진은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화당은 현재 공석인 연준 이사직 2자리에 대해 한 명 또는 두 명의 후보자를 모두 일사천리로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지명된 크리스토퍼 월러와 주디 셸턴 연준 이사 후보는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까지 통과한 상태다. 공화당이 선수를 쳐서 내년 1월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이전에 인준을 끝내면 바이든 당선인은 사실상 연준 이사 후보를 지명할 수 없다.

게다가 최근 치러진 의회 선거 결과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할지는 결선투표에 진출한 조지아의 향방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어서 금융정책의 열쇠를 쥔 연준 인사를 속전속결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연준 이사직 자리가 공화당에 의해 채워지게 되면 바이든 당선인에게 있어서는 규제 대처가 곤란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연준 이사들뿐만 아니라 각 지방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까지도 투표권을 갖지만, 은행 관련 법 집행이나 감독, 합병 승인에 대해 투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연준 이사들뿐이다.

바이든 후보가 다른 금융 규제 기관장들에 민주당 인사를 기용하더라도 은행권의 고위험 투자를 막기 위한 ‘볼커룰’의 개정 등 일부 사안에 대해 사실상의 거부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연준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금융 규제 운신 폭이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는 상원이 연준 이사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린 셈이다.

특히 현재 유일한 민주당 측 연준 이사로 꼽히는 레이얼 브레이너드가 차기 재무장관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비어 있는 연준 이사직은 최대 3석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했던 연준 이사 후보의 인선을 고려하면 공화당 내 지지가 몰릴지는 확실치 않다. 특히 ‘코드 인사’ 논란이 불거졌던 셸턴 후보에 대해서는 당내 온건파들 사이에서 찬반이 갈릴 가능성이 있다.

셸턴 후보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 때부터 논란이 제기됐던 인물이다. 그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미국 상임이사를 지냈고,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선거캠프의 고문을 담당한 바 있다. 1971년 폐기된 금본위제를 평생 옹호해왔던 보수적인 성향의 경제학자다. 화폐와 금의 가치를 연동하는 고정 환율제인 금본위제는 현재 연준의 통화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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