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과 요기요는 배달앱 중계로 만족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배민이 ‘B마트’, 올해 9월 요기요가 ‘요마트’를 론칭하며 유통 물류센터를 가동했다. B마트는 전국 30개 물류센터에 취급 물품만 5000개가 넘는다. 그야말로 ‘신흥 공룡 마트’의 등장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기존 대형마트는 물론 쿠팡,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B마트와 요마트 출현은 반길 만하다. 반면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시장을 잠식하는 사이 동네 편의점·슈퍼 등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B마트ㆍ요마트 등의 ‘골목상권’ 침해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B마트·요마트 등이 골목상권 침해의 새로운 공룡으로 등장, 이들 유통업의 갑질 횡포를 막을 수 있는 관련법 및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 박영선 중기부 장관도 B마트·요마트의 문어발식 확장을 경계했다. 박 장관은 “국무회의에서도 문제를 제기했지만, 상생법 등 강화로 독점을 방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꼬집었다. B마트와 요마트는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와 대형마트에 비해 골목상권 침해 등이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골목상권과 중간 유통망을 붕괴시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영업 전략에는 엄지를 치켜들고 싶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골목상권을 생각하면 뒷맛이 개운치 않다. 배민과 요기요가 ‘스타트업’ 본연의 순기능에 눈떠주길 기대해 본다. 자신들이 극도로 혐오하던 ‘문어발식 대기업 행보’를 답습하는 것은 아닌지, ‘상생’의 해법은 없는지 짚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