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경쟁사 '아웃 소싱' 확대…모비스는 조립, 로템은 설비

입력 2020-11-0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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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美 포드 누적 수주 2800억…모비스는 지프(Jeep) 언더보디 조립해 납품

▲현대로템이 미국 포드의 글로벌 공장 3곳에 조립 운반설비를 공급한다. 2008년 첫 수주를 시작으로 누적 수주규모만 2800억 원에 달한다.  (사진제공=현대로템)
▲현대로템이 미국 포드의 글로벌 공장 3곳에 조립 운반설비를 공급한다. 2008년 첫 수주를 시작으로 누적 수주규모만 2800억 원에 달한다. (사진제공=현대로템)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가 글로벌 경쟁사를 상대로 수주를 확대하고 나섰다.

분야별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선 다변화 전략을 구체화하는 한편, 현대ㆍ기아차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개선해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도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9일 현대로템은 미국 포드의 글로벌 완성차 공장 생산설비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로템은 오는 2022년까지 아르헨티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에 자리한 포드 공장에 조립 운반설비를 공급하게 된다.

조립 운반설비란 자동차 조립 공정에서 뼈대와 엔진, 도어, 차체 등을 해당 생산라인으로 운반하는 이동 설비다.

앞서 현대로템은 2008년 포드 멕시코공장을 시작으로 2011년 인도공장, 2015년 태국공장, 2016년 미국공장 운반 설비 등을 지속해서 수주했다.

이번 수주 규모는 총 763억 원 규모, 이를 포함해 포드사로부터 얻어낸 누적 수주는 약 28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수주는 1000억 원을 밑도는 수준이지만 지난해까지 로템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수주 실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매출과 사업 다각화 전략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내다고 분석 중이다.

현대로템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31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966억 원 손실을 낸 바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를 통해 수입 중인 지프 글래디에이터. 차체 아래쪽 프레임과 엔진, 변속기, 구동계 등을 현대모비스가 조립해 모듈로 납품 중이다. 모비스는 GM과 푸조 등에 다양한 전장품을 납품 중이다.  (사진제공=FCA코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를 통해 수입 중인 지프 글래디에이터. 차체 아래쪽 프레임과 엔진, 변속기, 구동계 등을 현대모비스가 조립해 모듈로 납품 중이다. 모비스는 GM과 푸조 등에 다양한 전장품을 납품 중이다. (사진제공=FCA코리아)

완성차 부품기업인 현대모비스 역시 현대ㆍ기아차에 국한했던 영토를 경쟁사로 확대 중이다.

지난 9월 수입차 시장에 선보인 지프(jeep) 글래디에이터가 대표적이다. 이 모델은 미국 지프의 ‘오하이오 톨레도’ 공장에서 생산한다. 모비스는 이 공장 바로 옆에 모비스 조립공장을 세웠다. 이곳에서 해당 모델의 '언더보디'를 모듈 형태로 조립해 공급 중이다.

언더보디는 프레임과 서스펜션, 구동계를 조립해 하나의 모듈로 만든 형태다. 이 형태로 지프 톨레도 공장에 납품하면 지프는 차체를 얹어 최종 완성한다.

모비스의 수주 다각화 전략은 모듈을 넘어 일반 부품까지 확대 중이다.

FCA의 주요 차종에 전조등과 후미등은 물론 실내 디스플레이 모듈도 공급 중이고, GM에는 오디오와 공조장치를 제어하는 중앙 제어 장치도 공급한다.

기술진입 장벽이 높은 유럽에서도 푸조ㆍ시트로엥(PSA)에 디스플레이 모듈 공급을 확대 중이다. 나아가 일본 미쓰비시에 첨단 LED 전조등과 후미등을 납품 중이고, 스바루와 마쓰다의 후미등 공급도 확대 중이다.

이처럼 매출과 사업전략 다각화는 분야별 경쟁력 확보는 물론 수익선 다변화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나아가 현대ㆍ기아차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대표적 전략이다.

6월 입법 예고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총수 일가의 경영권 집중을 규제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대표적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이면 사익 편취 규제를 적용한다. 개정안에서는 사익 편취 규제 대상 상장사의 총수 일가 지분율 기준을 30%에서 20%로 낮춘다.

앞서 현대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2014년 각각 광고계열사 이노션의 지분을 19.9%까지 낮춘 바 있다. 당시 강화된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분구조 개편이었다. 이 개정안이 다시 강화되면서 계열사별로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서는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단순하게 법 개정안을 떠나서 계열사별로 수익구조 개편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프레스, 차체, 도장, 운반 등 자동차 생산 설비 부문 국내외 다양한 사업 수행 경험을 기반으로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자동차 생산 설비 시장 공략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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