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1㎜도 삐끗할 수 없어요"

입력 2020-11-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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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정규 '라 카프리슈즈' 발매…"악기 연구는 몸에 관한 연구"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사진제공=소니뮤직)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사진제공=소니뮤직)
"바이올린은 미세한 움직임도 잡혀요. 그래서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성격이 안 좋나 봐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6일 열린 국내 첫 정규 음반 '라 카프리슈즈(La Capricieuse)'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앨범을 준비하며 소리에 대해 고민했던 지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라 카프리슈즈'는 한국어로 '변덕스러운 여자'라는 뜻이다.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월가(1857~1934)의 작품번호(op) 17번에서 따왔다. 앨범의 콘셉트도 매력적이고 종잡을 수 없는 변덕스러움(caprice)이다. 드레스 대신 바지를 입고 무대에 오르는 '조진주' 답다.

조진주는 자신의 국내 첫 정규 앨범의 제작 전 과정에 참여했다. 그는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콘셉트와 기획 의도를 잡아야 했는데, 음악가로서, 기획자로서 다방면으로 성장하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존에 계획했던 것보다 앨범 규모를 축소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인 '라 카프리슈즈' 외에도 비에니아프스키의 '스케르초 타란텔라', 폴디니의 '춤추는 인형', 바치니의 '고블린의 춤', 이자이의 '생상스 왈츠 형식의 에튀드에 의한 카프리스' 등 10명의 작곡가의 10개의 곡이 실렸다. 세자르 프랑크(César Franck)의 곡이 네 개의 트랙으로 나뉘면서 트랙 수는 모두 13개가 됐다.

조진주는 "바이올린의 모든 스펙트럼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소타나곡까지만 녹음하게 됐다"면서도 "어느 정도 기획 의도에 맞게 음반의 내용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감사하다"고 했다.

묵직한 톤을 좋아하는 조진주는 이번에도 소리의 무게감에 초점을 뒀다. 그는 "바이올린의 색채를 다양하게 뽑아내기 위해 신경을 썼다"며 "오감을 자극하는 소리를 목표로 둔다"고 설명했다.

조진주는 앞서 두 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2007년 '2006년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 기념작' '브람스 : 바이올린 소나타 3번, & 라벨 : 치간느'와 2018년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 위촉곡을 모은 'The Indianapolis Commissions, 1982-2014'이다.

그는 "이전에는 제가 생각한 것보다 단체와 콩쿠르 성향을 고려한 앨범들을 냈다"며 "이번엔 누군가의 지시 없이 만들었기 때문에 저 자신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100%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가장 자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조진주는 연주자로서 악기를 연구하는 것에 대해 "악기 연구가 곧 소리의 연구고, 몸에 관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손가락 1mm, 1g 등 아주 미세한 것에도 바이올린의 소리는 달라진다"며 "오른손, 왼팔 등 몸의 연구를 하면서 소리로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진주는 14일 서울 도산대로에 있는 소규모 라이브홀 '오드포트'에서 공연을 시작한다. 21일 롯데콘서트홀, 23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25일 천안 예술의전당 소공연장, 12월2일 서울 예술의전당, 19일 경기 화성 반석아트홀, 20일 통영국제음악당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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