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의 선택] 보완했다더니 다 틀렸다...또 빗나간 여론조사

입력 2020-11-0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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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율 최대 변수...과거와는 다른 대선

다 틀렸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압승할 것이라던 미국 여론조사 기관과 언론의 예상이 또 크게 빗나가면서 2016년 막판 대역전극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이번에도 주요 경합주의 판세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또 체면을 구겼다. WSJ와 NBC뉴스는 공동으로 실시한 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10%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반면 12개 경합주의 여론조사는 두 후보가 박빙으로,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점했다. CNN은 바이든 후보가 27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고, NYT는 시에나대학과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애리조나, 위스콘신 모두 바이든 후보가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여론조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뒤쫓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최대 격전지인 선벨트 지역의 플로리다,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를 가져갔다. 애리조나는 바이든 후보에게 돌아갔지만, 선거인단 15명을 보유한 노스캐롤라이나는 94% 개표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이 2%포인트 앞서고 있다.

사전투표는 여론조사의 신뢰를 무너뜨린 최대 변수로 지목됐다. 미국선거프로젝트 책임자 마이클 맥도날드 플로리다대학 교수는 올해 선거에 1억500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사전투표 참여자 수만 1억 명을 넘었다. 이 중 우편투표 참여자 수는 6500만 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비록 여론조사가 빗나가긴 했지만, 현지 언론은 2016년의 악몽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 대선 레이스 내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개표 방송을 준비했다. CNN과 ABC, CBS, NBC 등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여론조사업체 에디슨리서치를 통해 출구조사를 진행했다. 사전투표 수가 많아 왜곡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조기 현장투표와 우편투표 예측치까지 출구조사에 반영하는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했다.

CNN은 주별로 집계되는 투표의 종류를 분석해 특정 후보가 우세하는 이유까지 전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단순히 투표수와 득표율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투표와 현장투표 등을 분석해 초기와 막판 결과 불일치를 피해보겠다는 것이다. 선거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을 것에 대비해 CNN은 며칠 동안 24시간 내내 개표 방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앵커와 프로듀서, 기자들을 대기시켰다.

선거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은 아예 선거 당일 밤까지 출구조사를 다루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전투표 규모가 커 출구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다. 파이브서티에잇은 “선거일 오후 5시에 나오는 조기 출구조사는 불완전하니 의심해야 한다”며 “출구조사 수치는 선거일 밤에도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이길 것인지를 묻는다면 출구조사를 추천하지 않는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종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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