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훈<사진> KB국민은행 AI혁신센터장은 3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문서 데이터만 1억 건 이상 있어 전문적인 금융 상담이 우리 은행의 가장 큰 미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구 센터장은 한국거래소,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인 테라데이터, 아마존 아마존웹서비스를 거쳤다. 웹서비스부터 금융까지 다양한 분야를 거쳐 다시 금융으로 돌아온 경험은 그의 강점이었다. 구 센터장은 “다른 분들이 앞서가기를 주저할 때 다른 방식으로 가자고 외치고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며 “우리가 경쟁자로 여겨야 할 건 다른 은행이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라고 말했다.
여러 산업을 겪은 구 센터장은 “은행 경쟁력은 AI의 경쟁력과 같다”고 밝혔다. 앞으로 AI는 고객이 특정 은행을 찾게 되는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뜻에서다. 그간 AI 분야에서 은행권의 궁극적인 목표는 개별 고객에게 특화된 비서를 만드는 것이었다. 프라이빗뱅커(PB)처럼 AI로 고객의 자산을 분석해 투자 상품을 추천하고, 소비 패턴을 분석해 소비를 관리해주는 것이다. 구 센터장은 “우리는 AI가 사람보다 부분적으로 잘하는 보고, 듣고, 말하는 형태에 집중했다”며 “데이터를 지식화하는 방법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수년 내에 달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주목하는 AI 분야는 자연어 처리다. 이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쓰는 언어를 AI가 분석하고 처리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자연어 처리가 잘될수록 AI는 고객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낼 수 있다. 구 센터장은 “6월에 금융 언어에 특화된 한글 자연어 학습 모델 ‘KB알버트’를 개발하고 오픈소스로 공개했다”며 “외부 솔루션이 아닌 금융 언어 특화는 우리가 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내부적으로도 AI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사 발령이다. 과거 인사팀에서 결정하던 것을 AI가 직원의 거주지, 직무 경력 등을 분석해 적절한 지점에 특정 직원을 배치하는 것이다. 구 센터장은 “이전에는 사람이 하다 보니 어디에도 데이터가 남지 않았다”며 “AI를 통한 인사는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 투명하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은행 직원들 사이에서 AI 인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구 센터장은 내년을 AI 흥행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그는 “기술 성숙도가 높아지고 있고 조직적 변화도 뒷받침돼 내년 혹은 내후년엔 과실을 만들어야 한다”며 “본격적으로 스타트업 플레이어와 경쟁을 시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 센터장은 마지막으로 “비대면 소통이 중요해지면서 챗봇, 콜봇을 우리의 과제 중 하나라고 본다”며 “고객 경험과 서비스 차원에서 획기적 도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