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무상교육 확대, 통신요금 지원 등으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큰 폭으로 내려서다.
통계청은 3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0.1% 상승했다고 밝혔다. 근원물가에 해당하는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도 0.1% 상승에 그쳤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0.3% 하락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9월(-0.4%) 이후 최저치이자, 99년 11월(-0.1%) 이후 20년 11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이다. 반면, 식선식품지수는 19.9%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근원물가 부진의 직접적인 영향은 공공서비스 하락 폭 확대다. 상품 중 공업제품은 석유류가 14.0% 급락하며 1.0% 하락했고, 서비스 중 공공서비스는 무상교육 확대, 통신요금 지원 등으로 6.6% 내렸다. 품목별로는 휘발유(-13.5%), 경우(-18.3%), 휴대전화료(-21.7%), 고등학교납부금(-74.4%) 등 하락이 두드러졌다. 반면, 상품에서 농축수산물은 농산물이 18.7%, 축산물은 7.5%, 수산물은 5.6% 오르며 13.3% 상승했다. 사과(49.4%), 돼지고기(10.0%), 국산쇠고기(10.6%), 토마토(49.9%), 파(53.5%), 양파(70.7%), 고춧가루(21.4%)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인당 2만 원씩 지원한 통신비 지원으로 0.7%포인트(P) 전체 물가지수가 하락했고 또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류도 추가적으로 0.1%P 하락했다”며 “2개 품목만으로 약 0.8%P 전체 물가지수가 하락했고 이들 품목을 제외하면 전월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달 물가 하락에 가장 큰 원인이었던 통신료 지원은 여타의 교육 분야의 정책적 지원과는 다르게 1회성 지원이었기 때문에 10월 한 달에 한해 지원돼서 다음 달에는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출목적별 물가는 ‘식탁물가’에 해당하는 식료품·비주류음료가 전년 동월보다 8.2% 급등했다. 주택·수도·전기·연료(0.2%), 교통(-4.4%), 통신(-14.4%), 교육(-2.2%) 등 가중치가 큰 항목들이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식탁물가 홀로 종합지수를 1.15%P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