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로 개선됐다. 특히 중소기업심리는 역대 최대폭으로 올랐다.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호조에 따른 부품판매 증가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며 거리두기 강화조치가 완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심리 개선과 맞물려 종합 심리지수라 할 수 있는 경제심리 역시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반등했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11포인트 급등한 79를 보였다. 이 또한 2018년 6월(80) 이후 최고치며, 2009년 4월(11포인트 상승)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비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7포인트 상승한 69를 기록했다. 이 또한 1월(7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뜻한다. 반면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장기평균치 80전후를 암묵적 기준치로 보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가 35포인트, 화학물질·제품이 11포인트, 전자·영상·통신장비가 6포인트 올랐다. 자동차와 반도체는 수출호조에 따른 관련 부품 판매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자동차는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신차를 출시하고 있는 영향도 컸다.
도소매업과 정보통신업도 각각 10포인트씩 올랐다. 각각 영업활동 재개 등에 따른 매출 증가와 시스템 소프트웨어 판매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겨울철을 앞두고 수주가 늘어난 건설업도 5포인트 상승했다.
기업규모별 보면 대기업은 6포인트 오른 81을 보였다. 이 또한 1월(83) 이래 최고치다. 중소기업은 18포인트 급등한 76을 기록해 2018년 6월(77)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특히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직전 최대 상승폭은 2006년 8월 기록한 12포인트 상승이었다.
형태별로 보면 수출기업은 8포인트 상승한 82로 역시 1월(85) 이후 가장 높았다. 내수기업은 14포인트 급등한 77을 보였다. 이는 2018년 6월(78) 이후 최고치며, 2006년 9월(15포인트 급등)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11월 업황전망BSI를 보면 전산업은 7포인트 오른 72로 6개월째 올랐다. 제조업은 8포인트 상승한 76을, 비제조업은 7포인트 올라 69를 기록했다.
11월 업황전망을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27포인트)와 화학물질·제품(15포인트), 건설업(5포인트)은 실적상승과 같은 이유로 올랐고, 1차금속(21포인트)은 철강제품 가격 회복과 건설 등 전방산업 수주 회복 기대감이 반영돼 상승했다. 전문·과학·기술(11포인트)은 토목 설계 및 감리 수준 회복 기대에, 도소매업(9포인트)은 코리아세일페스타 등에 따른 내수 회복 기대에 각각 상승했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10월 경제심리지수(ESI)는 12.7포인트 급등한 85.9를 기록했다. 이 또한 2월(87.2) 이후 최고치며, 2009년 4월(18.8포인트 상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순환변동치는 2.7포인트 오른 78.0으로 5월(69.3) 이래 5개월연속 올랐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체적으로 많이 올랐다. 내수와 중소기업이 특히 많이 상승했다.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 호조에 차는 현대기아차의 신차출시 준비도 영향을 미치며 부품업체들이 좋아졌다.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가동률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효과도 있었다”며 “반면 비제조업은 상대적으로 적게 개선됐다. 코로나에 따른 비대면 영향으로 숙박과 운수창고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코로나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쪽에서는 경제활동을 줄일 가능성도 있어 불확실성은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업체는 2823개였다. 조사기간은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