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2003년 12월 사장단 회의에서 “그룹의 경영성과를 나누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게 희망을 주자”고 제안했다. 이는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의 책임감을 강조한 것이었다. 이 회장은 그동안의 국민적 성원에 보답하고, 국가 대표기업으로서 한층 무거워진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를 바랐다.
이를 계기로 삼성은 대대적인 이웃돕기 계획을 발표한다. 삼성은 또 ‘나눔경영’을 선포하고 사회공헌활동의 전략화, 체계화에 돌입하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다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 상생 경영을 구현하고, 나라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CSR의 목표로 삼게 된다.
이건희 회장 시절 전개된 삼성의 사회공헌활동을 분석해보면 크게 4기로 분류할 수 있다. 1기는 1993년까지 이뤄졌던 재단중심의 공익사업이다. 삼성은 문화재단, 생명공익재단, 복지재단 등을 통해 문화ㆍ예술, 의료ㆍ건강, 보육사업, 학술연구 등을 지원했다.
삼성사회봉사단이 설립된 1994년부터 2003년까지는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이 전개됐던 2기로 나눌 수 있다.
그룹자원봉사대축제가 1996년부터 연례행사로 실시됐다. 계열사별로 사회공헌팀을 발족,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사회공헌사업이 본격화한다. 일본, 대만, 이란 등 지진지역 피해복구 지원도 이때 이뤄졌다.
이 회장이 나눔경영철학이 확인되면서 사업 내용이 대폭 확대된 것은 불문가지다. 동남아 지역의 쓰나미 피해와 중국 쓰촨성 대지진 피해복구 지원이 이때 이뤄졌다.
4기는 글로벌사회공헌활동이 본격화한 2010년 이후 시점으로, 삼성은 국내 사회공헌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장 중심의 자원봉사와 지역 맞춤형 사회공헌사업을 확대했다.
이건희 회장은 2012년 부인 홍라희 여사와 함께 베트남 하노이 옌퐁공단에 위치한 삼성전자 휴대폰 제조 사업장을 방문,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하면서 현지의 사회공헌활동을 강조하기도 했다. 글로벌 일류 기업은 그만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삼성은 2013년 해외사회공헌 전담조직을 신설,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을 본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