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배당 0원에도 우선주 ‘광풍’...이유는?

입력 2020-10-25 12:59 수정 2020-10-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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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배당 0원에도 우선주 ‘광풍’...이유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우선주 중 최근 2년간 주주에게 현금배당을 하지 못한 우선주는 총 11개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우선주 가격변동이 커지면서 배당 가능성이 낮은 주식들의 가격도 출렁이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상장된 우선주 중 최근 2년 배당을 받지못한 우선주는 DB하이텍, SK네트웍스, 태양금속, 현대비앤지스틸, 덕성, 한신공영, 동방아그로, 대창, 성문전자, 진도 등 총 11개로 나타났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이 4개, 코스닥 기업이 7개로 집계됐다.

2018년에는 현금배당을 실시했지만, 지난해에는 진행하지 못한 기업도 있다. 알루코, 대한항공, 두산중공업, 웹케시, 대주전자재료, 나노신소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쎄미시스코, 덴티스, 신도기연 등 10개로 집계됐다. 해당 기업들은 기업실적 악화, 신사업 투자 등을 이유로 배당을 이연했을 가능성이 크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배당을 더 받을 수 있는 주식이다. 대신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어 경영 개입에서 배제돼 통상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수년 간 배당을 받지 못한 우선주는 사실상 보유 가치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배당시즌이 다가오면, 높은 배당률을 기대하고 우선주를 사들이는데, 배당이 없으면 매수 이유가 없는 셈이다. 배당없는 우선주는 내제가치 분석도 어려워진다. 의결권이 없어 대주주에게도 매력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최근 증시에서 우선주가 이례적으로 급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통주보다 유통물량이 적어 낮은 거래량에도 가격 변동성이 큰 탓이다. 지난 6월 삼성중공업 우선주가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17배 이상 올랐다가 다시 급락한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이에 우선주는 시세조작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투기세력의 표적이 되곤 했다. 이는 불공정 거래에 해당한다. 가격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금융당국은 지난달 ‘우선주 관련 투자자 보호 강화’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우선주와 보통주 가격 괴리율이 50%를 초과하는 종목에 한해 단기 과열 종목으로 지정해 3거래일간 단일가 매매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다시 우선주 강세장이 재현되면서 실효성에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1~23일 동안 SK증권우, 한화우, 크라운제과우 등이 상한가를 1회 기록했다. 대덕1우, 한양증권우 등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급등한 우선주들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우선주는 테마주로 변질돼 거래되고 있다”며 “유통물량이 적어 수급에 불균형이 생기면 가격 변동성으로 이어지는데, 이를 악용해 테마주로 매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배당없는 우선주가 급등하는 이유는 투기적인 요소가 반영됐다고 판단하며, 계속 유지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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