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3일(현지시간) 미국의 신규 부양책 합의 불확실성 등에 따라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8.09포인트(0.10%) 내린 2만8335.5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1.9포인트(0.34%) 오른 3465.3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28포인트(0.37%) 상승한 1만1548.28에 각각 거래를 끝냈다.
미국 정치권의 추가적인 부양책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시세에 부담을 줬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대선 전 합의 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으나, 이날은 부정적인 발언들이 좀 더 주목됐다. 야당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양측의 견해에) 큰 차이가 있다”며, 펠로시 측이 일부 분야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민주당이 이끄는 주들을 구제하기 위한 부양책 합의는 바라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펠로시 의장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대선 전 합의가 가능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길 원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하루 정도 뒤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등 일부 낙관적인 발언이 전해지기도 했으나, 협상 당사자들의 부정적인 발언이 부각되면서 시장에서는 대선 전에 부양책이 도출될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했다.
다만 만약 대선 전 타결이 불발되더라도 조만간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월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대선에서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할 시에는 대규모 부양책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전날 마지막 TV 토론회를 진행했지만, 대세를 뒤바꿀만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최근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도 이번 토론 역시 바이든 후보가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다.
시장도 바이든 후보의 리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초반에는 바이든의 강세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지만, 최근 월가에서는 불확실한 대선 결과보다는 바이든 후보의 명확한 승리가 시장에 더 긍정적일 것으로 보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16년 대선 때처럼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음은 물론, 민주당이 승리할 시 증세 등에 따라 결국 시장에 부정적일 것이란 시선도 적지 않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 방송 NBC에 따르면 미국의 전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7만7000명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프랑스에서는 연일 4만 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되면서 통행금지 조치가 연장되는 등 유럽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다만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탄탄했다.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은 미국의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55.0)를 웃도는 것은 물론, 20개월 내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10월 제조업 PMI 역시 53.3으로 최근 21개월 내 최고치를 찍었다.
이날 업종별로는 산업주가 0.4% 상승한 반면, 기술주가 0.12%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27.55로, 전 거래일보다 1.99%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