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 노동조합이 오늘(23일)부터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투쟁을 시작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부평 2공장의 미래 계획을 놓고 사 측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는 22일 오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전면 파업 대신 잔업ㆍ특근을 거부하는 투쟁 방침을 확정 짓고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전반조와 후반조 근무자는 각각 4시간 동안 일을 하지 않고 임단협 보고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노조는 다음 쟁대위가 열리기 전까지 이 같은 투쟁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19차례에 걸쳐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600만 원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2년 연속 임금이 동결된 만큼, 이번에는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반면, 사 측은 임금은 동결하고 200만 원의 성과금을 올해와 내년에 각각(총 400만 원)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경영 실적이 흑자로 전환하면 130만 원을 추가로 주겠다고도 했다. 적자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1인당 2000만 원 안팎의 성과금을 줄 형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노조는 이 제시안에 대해 “검토조차 필요 없고, 조합원의 간절함을 외면한 제시안”이라 평가 절하하며 투쟁을 결정했다.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 2공장의 미래 발전방안을 놓고도 노사는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부평 2공장의 명확한 신차 배정 계획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트랙스와 말리부는 2022년 7월까지 생산이 예정돼 있는데, 이후의 계획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사 측은 시장의 수요를 고려해 현재 생산하고 있는 차종의 생산 일정만 일부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임단협 타결 후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생산 일정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진전이 없는 안'이라며 반발했다. 노조는 부평 2공장에서 생산 중인 두 차종이 단종되면 공장이 폐쇄되거나 이곳에서 일하는 1000명 이상의 직원이 구조 조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군산공장 폐쇄를 겪은 탓에 불안감이 더 크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 측은 “전면 파업은 유보했지만, 사 측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단체 행동에 나서겠다”라고 밝히며 추가 행동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 교섭이 해를 넘겨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지엠 측은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에 대해 미래 계획을 가지고 있고, 막대한 투자를 포함해 회사가 약속했던 경영정상화 방안을 지속해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