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영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특급 호텔들이 파격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서비스업의 정점'에 위치한 호텔업계는 수십 년간 숙박 중심의 영업을 고수해 왔다. 모텔 등 여타 숙박업체의 영업 방식인 '대실'을 금기시한 게 대표적이다. 호텔이 추구하는 '고급' 이미지가 이로 인해 자칫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최근 호텔업계는 대실을 포함해 내부 시설물 등을 마케팅에 활용하며 연말 집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수요 감소로 생존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매출 증대를 위한 전방위적 마케팅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래드 여의도는 연말 파티와 회식 수요를 겨냥해 객실을 내놨다. 글래드 호텔은 8월부터 재택근무하는 직장인을 겨냥한 '호텔로 출근해' 패키지를 내놓는 등 적극적으로 대실 사업에 뛰어들었다.
글래드 여의도는 객실에서 개인적인 파티나 회식을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파티 패키지'와 '호텔에서 회식해' 프로모션을 12월 31일까지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우선 ‘프라이빗 파티’ 패키지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객실 1박과 글래드 여의도의 프리미엄 뷔페 레스토랑 ‘그리츠(Greets)’의 투고 박스 메뉴 5가지(△바질 파스타 샐러드 △닭&새우 강정 △유린기 △크림새우 △크리스피 치킨) 중 2가지를 제공한다.
또한, 파티에 빠질 수 없는 레드 와인 1병과 함께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오후 2시 레이트 체크아웃 서비스를 제공한다. 패키지 이용 가격은 12만 원(세금 별도)부터다.
다양한 주류와 함께 모임과 회식을 즐길 수 있는 '호텔에서 회식해' 프로모션도 준비했다. 이 프로모션은 주니어 스위트 객실인 글래드 하우스의 침대 대신 △3~6인 △6~8인 △8~12인 등 모임 인원에 맞게 테이블을 세팅해 레스토랑의 프라이빗 다이닝 룸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용 시간은 저녁 5시부터 11시까지로 메뉴는 이용 인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즈니스 행사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신라호텔도 자구책을 내놨다.
서울신라호텔은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기준에 맞춰 안전하고 쾌적한 연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비즈니스 행사 전용 상품을 마련했다.
서울신라호텔이 내놓은 '뉴노멀 투게더(New Normal Together)' 패키지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행사에 꼭 필요한 체온계와 손소독젤, 아크릴 가림막 등 필수 용품을 기본으로 제공해 행사 주최자의 부담과 참가자의 걱정을 던 것이 특징이다.
'뉴노멀 투게더' 패키지는 참가자 1명당 가격을 제시하고 있어 예산 책정이 편리한 점도 특징이다. 최소 20명부터 최대 50명까지 모이는 행사를 개최할 경우 이용할 수 있다. 연회장 대관료도 면제되며 '거리 두기' 차원에서 기존보다 더 넓은 연회장을 사용할 수도 있다.
면역력이 강조되는 시기인 만큼 오찬은 '수삼 보양 갈비탕' 또는 '전복 영계 맑은탕'과 같은 건강식으로 준비했다. 쉬는 시간용 커피 및 다과 세트도 1회 제공돼 식사 후 다과를 즐길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비즈니스 연회 전용 패키지는 이미 글로벌 호텔 체인에서도 판매해 오던 것이지만, 서울신라호텔이 연회 행사를 지원하는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호텔업계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뉴노멀 투게더' 패키지는 12월 31일까지 운영된다.
롯데호텔 월드도 연말 파티룸이 필요한 고객에게 객실을 제공하는 ‘파티 온 마이 온(Party On My Own)’ 패키지를 선보였다. 12월 31일까지 판매하는 이 패키지를 통해 자신만의 파티룸에서 특별한 날을 축하할 수 있다.
한 번의 예약으로 파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게 이 패키지 특징이다. 객실을 꾸밀 수 있는 파티용 풍선과 아크릴 펜, 파티에 빠질 수 없는 와인과 치즈도 특전으로 포함돼 있다.
추억의 순간을 남겨줄 즉석 사진기도 필름과 함께 무료로 대여해준다. 디럭스룸 1박과 2인 조식까지 포함된 파티 온 마이 온 패키지는 23만 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부터 예약 가능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수년전만 하더라도 뒷정리 등의 어려움으로 업계에선 대실 서비스를 지양했다"며 "다만 최근 관광객 감소에 따라 빈 객실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과 타개 방안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