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서비스가 극장을 대체하고 있다. 월 이용료는 극장보다 싸면서도 양질의 콘텐츠로 내용은 월등히 풍성하다. 우리나라 서비스 가격은 미국의 유료 케이블 방송료의 8분의 1 수준이며, 넷플릭스 월 이용료도 1만 원 정도다. 코로나19 이후 영화 콘텐츠가 극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OTT로 직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영화관 매출은 88% 감소했는데, 세계적 극장가인 뉴욕 브로드웨이도 셧다운을 내년까지 연장했다. 그래서 기존 케이블TV 가입자들이 OTT 서비스로 전환하는 코드커팅(Cord-Cutting) 현상이 대세다.
이 같은 OTT 시장 증가로 인해 전통적 기존 지상파의 미디어 독점력이 약해지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2017년 손실액은 368억 원에서 2019년 2140억 원으로 늘었다. IPTV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9조 원에서 1.6조 원으로 줄었다. 케이블TV도 영업이익이 3486억 원에서 2400억 원으로 감소했다. 앞으로 방송사들은 콘텐츠 유통보다는 콘텐츠를 생산해 OTT를 통해 이익을 내는 구조로 갈 수도 있다.
OTT 서비스 성장 요인은 우선 다양한 디바이스 활용이다. TV에서 시청하던 영상을 이동 중에도 PC, 노트북, 패드, 모바일 앱으로 이어 볼 수 있다. 가격 대비 콘텐츠, 편의성, 화질, 추천 기능 등 가성비도 좋다. 미국에서 넷플릭스 월 이용료는 다른 유료방송 서비스 가격의 8분의 1 수준이다. 콘텐츠 규제가 방송 분야보다 덜하고, 비대면 문화의 대표적 엔터테인 서비스다.
넷플릭스는 190개 국가에서 1.5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글로벌 OTT 1위 사업자다. 막대한 자본과 독점 콘텐츠로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시간대 인터넷 트래픽에서도 3분의 1을 쓰고 있다. 콘텐츠 투자액은 연간 10조 원으로, 이는 콘텐츠 질을 높이고 신규 가입자를 늘리는 효과를 낳고 있다.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외에도 디즈니, 애플, 아마존 등 대형 OTT 사업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콘텐츠 사업은 문화와 연관성이 높아 자국 문화를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규모의 경제에서 국내 기업이 넷플릭스와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럽은 스트리밍 콘텐츠의 30% 이상을 해당 지역의 제작 콘텐츠로 채우고, 서비스 페이지에서 눈에 잘 띄는 노출을 강제하고 있다. 프랑스는 해외 영상 사업자에게 수익의 2%를 세금으로 부과하고 독일은 영화진흥기금을 걷어, 자국 영화나 드라마 진흥을 위해 쓴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같은 해외 콘텐츠의 동영상 전송 수요가 늘면서 국내 통신망 회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5G 가입자가 늘면서 통신망 3사도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전송 수요 증가를 따라가기가 버겁다. 이에 최근 국회를 통과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는 해외 콘텐츠사업자의 망 이용료 부담 조건이 담겨 있다. 미국 정부는 2017년 말 통신망은 공공재가 아닌 상품이라고 보고 망 중립성을 폐지했고, 그 이후 5G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방송과 OTT 사업자들은 사업자 간 협력, 인수합병, 원천 콘텐츠 투자 확대, 가격할인, 5G 수요 증가 등으로 OTT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AI 기반 맞춤형 추천 기술에도 집중해야 한다. 글로벌 유통망을 가진 넷플릭스와 협업해 한류 문화를 확장하는 기회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