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조2000억 사들인 외인… ‘증시 컴백’ 신호?

입력 2020-10-21 15:32 수정 2020-10-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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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26조 매도…3분기 들어 IT·화학 업종 등 매수세
中 3분기 성장 회복·美 경기부양책 협상에 투심 살아나
상장사 호실적 전망 속 실적장세 기대감… “매수세 늘 것”

국내 증시 큰 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28조 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전년 대비 매도액이 대폭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10월 들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4분기에는 이탈이 잦아들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20일까지 외국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26조1948억 원, 코스닥 시장에서 2조594억 원어치를 내던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3조2926억 원치를 사고, 코스닥 시장에서 5054억 원어치를 판 것과는 대조적인 수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올해 월별 동향을 살펴보면 1월과 7월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달은 순매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하락한 이유로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 외에도 이미 보유 비중이 높고, 중국 본토시장의 개방으로 상대적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거래소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유 비중은 31.59%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28조 원을 순매도했지만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기업들의 지분 3분의 1 이상을 보유중인 것이다. 또한 중국 본토증시라는 대안도 생겼다. 미국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9조4000억 달러(약 1641조7400억 원) 규모이며,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로 유입된 외국인의 자금 규모는 2016년 이후 지속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본토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은 3~4%에 불과하다”며 “엄청난 규모를 갖고 있는 주식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개방되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열리고 있는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8월과 9월 매도세를 이어온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1조2169억 원어치(20일 기준)를 사들이며 순매수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아직 매수세가 집중되는 흐름은 아니지만, 매도 압력은 정점을 지났다는 해석이다. 또한 최근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하반기 한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나정환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면서 국가 펀더멘탈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 점이 원화, 위안화 강세를 야기하고 있다”며 “원화 가치 상승은 한국 자산의 매력도를 높여 외인 수급이 유입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유입의 최대 변수는 실적”이라며 “실적장세 진입 기대감이 커지면 외국인 순매수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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