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1일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결정이 신용도에 다소 긍정적이라고 평가를 했다. 이번 인수로 동사의 차입금이 증가하지만 등급 하향으로 이어질 만큼은 아니라며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BBB-, 안정적)을 그대로 유지했다.
S&P는 "SK하이닉스가 이번 인수를 통해 동사의 DRAM 시장 지위에 비해 상당히 취약한 낸드 시장에서의 지위를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Kioxia Holdings Corp.)를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의 낸드 메모리 사업자로 부상하게 됐으며 시장점유율도 기존 10~12%에서 20% 수준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P는 SK하이닉스의 이번 인수가 지난 2017년부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낸드 플래시 시장 지위 강화를 추진해온 회사 성장전략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낸드 플래시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고려할 때, 인수 이후 통합과정과 수익성 관리에 대한 다소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S&P는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의 재무 여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인수자금 대부분을 차입을 통해 조달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SK하이닉스의 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은 기존 0.7~1.0배에서 2021~2022년 1.0~1.4배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등급 하향의 전제조건인 1.5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S&P는 이번 인수와 관련한 규제 당국의 승인과 인수 완료 시점 등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전날 인텔의 옵테인 사업부를 제외한 낸드 사업 부문 전체(SSD, 낸드 플래시 메모리, 웨이퍼)를 약 10조3000억 원(9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말까지 약 8조 원을 인텔에 우선 지급하고 인수가 완료되는 2025년 3월에 나머지 약 2조3000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보유 현금과 차입을 통해 인수자금을 조달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조달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딜로 인해 하이닉스가 인텔 측으로부터 인수하는 차입금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