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한계' 제약사들, 의료기기 진출 '잰걸음'

입력 2020-10-22 11:23 수정 2020-10-2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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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제약ㆍ동화약품ㆍ동구바이오제약, 의료기기 투자 인수로 시장 진출

(사진제공=삼진제약)
(사진제공=삼진제약)

국내 제약사들이 의료기기 사업 진출에 나섰다. 전문의약품만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어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올해만 해도 국내 제약사 여럿이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유망한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투자에 나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 ‘웰리시스’와 웨어러블 심전도 측정 패치 ‘S-Patch Cardio’에 대한 사업 협력 및 투자 협약을 맺었다.

웰리시스는 삼성SDS의 디지털 헬스사업부가 분사해 만들어진 스타트업으로, 심혈관질환을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심전도 측정기인 ‘S-Patch Cardio’를 개발했다. 지난해 9월 식약처에서 의료기기로 승인받은 심전도 측정기는 길이 10㎝, 무게 8g의 작은 패치로 심장 부근에 부착해 심전도를 최장 100시간 동안 원격으로 모니터링한다. ‘S-Patch Cardio’는 한국 호주 영국 등을 비롯해 세계 8개국에서 임상시험을 마쳤고 내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예정이다.

삼진제약은 웰리시스에 총 45억 원을 투자해 안정적인 기술 연구 기반을 제공하고 신제품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병,의원에 ‘S-Patch Cardio’ 의료기기의 국내 사업을 맡는 등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삼진제약은 의약품 및 컨슈머헬스 사업을 넘어 의료기기 사업에 신규 진출하게 된다.

삼진제약 측은 “이번 투자와 사업 협력으로 인공지능 기술 기반 의료기기 사업에 처음 진출하게 됐다. 삼진제약이 항혈전제 ‘플래리스 정’, NOAC ‘엘사반 정’ 등 심혈관질환 전문의약품에 강점이 있는 만큼 ‘S-Patch Cardio’ 심전도 의료기기 사업으로 의약품 및 의료기기 매출 시너지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동화약품도 지난 7월 척추 임플란트 의료기기 기업 ‘메디쎄이’를 인수하며 의료기기 사업 영역에 발을 들였다. 동화약품은 인공지능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 업체 뷰노에 30억 원의 지분을 투자하는 등 의료기기 관련 투자를 이어오다 200억 을 투자해 메디쎄이 지분 52%를 인수해 해당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다.

메디쎄이는 국내 척추 임플란트 시장 1위 기업으로, 매출의 80% 이상을 흉요추(등뼈와 허리뼈)용 척추 임플란트가 차지한다. 척추경 나사못 등 총 15건의 특허권을 비롯해 척추임플란트 등 13건의 상표권도 갖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의료기기 관련 투자는 계속 진행했는데 이번 인수로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하게 됐다. 인수 후 동화약품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알리코제약은 복강경수술기구 등 의료기기 벤처 리브스메드와 전략적 투자 협약을 맺었고, 동구바이오제약 역시 뷰노에 30억 원 투자를 진행했다. 특히 동구바이오제약은 뷰노와 협업을 통해 제약ㆍ바이오사업 분야에 인공지능 적용을 확대하고 관련 의료기기를 활용한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분야는 비교적 성과를 빨리 기대할 수 있는 사업분야고, 기존에 있는 제약ㆍ바이오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충분히 있는 만큼 제약회사들이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라며 “또 복제약 가격 제도가 바뀌면서 약의 가격이 낮아져 전문의약품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일반의약품, 건기식, 화장품, 의료기기 등으로 사업 다각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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